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본격화하면서 원유 관련 상장지수증권(ETN), 상장지수펀드(ETF)가 급등했다. 각국 정유 업체들이 제재를 피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기 시작한 탓에 에너지 대란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등락률 상위 5위 종목 가운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관련 ETN이 1~4위 자리를 휩쓸었다.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전 거래일 대비 25.17% 오른 1790원에 거래를 마치며 1위에 올랐다. 이어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24.87%)’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23.83%)’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22.41%)’ 등의 순으로 모두 20% 이상 급등했다. 원유 ETF 수익률도 덩달아 뛰었다. ‘KODEX WTI 원유선물 ETF’는 전 거래일보다 11.38% 상승해 1만 7130원으로 마감했다.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 ETF’도 7.33% 상승했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정유주 역시 오름세를 지속했다. 정유 대장주 에쓰오일(S-Oil)은 전 거래일 대비 5100원(6.04%) 오른 8만 9600원까지 올랐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7000원(3.49%) 오른 20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해당 종목들이 포함된 정유 업종은 전일 대비 4.30% 올랐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국제 유가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데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가 가속화되면 에너지 대란 심화로 국제 유가는 더욱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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