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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첫날 투표율 역대 최고]'단일화'가 영향 줬나…여야 지지층 총결집

호남권 강세…경기·인천·대구 저조

전통 보수층 본투표율 상승 가능성

李 수도권·尹은 PK서 표심 공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강원도 춘천시 춘천 브라운5번가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선물 받은 ‘춘천대길’ 액자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경북 경주시 봉황대 광장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이 첫날인 4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여야는 각자 유불리를 판단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전국 주요 투표소마다 오전부터 유권자들이 장사진을 이루자 정치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에서 이 정도까지 유권자가 몰린 것은 처음이라며 여야 지지층의 총결집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사전투표율 고공 행진이 오는 9일의 본투표로도 이어져 최종 투표율이 지난 19대 대선(77.2%)을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이례적으로 높은 사전투표율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당은 주요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 지지층의 사전투표 의향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층에 비해 월등히 높았던 점을 들어 투표율 상승을 반겼다. 국민의힘 역시 기대감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속칭 ‘이대남’으로 불리는 20대 남성층을 비롯해 새롭게 떠오른 윤 후보 지지층의 결집이 지난 대선 때보다 높은 사전투표율을 견인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첫날 투표율은 지역별로 크게 엇갈렸다. 호남권이 특히 강세를 보인 반면 경기·인천과 대구의 투표율은 전국 평균치보다 낮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역별 투표율 차이가 어느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할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여야 모두 사전투표를 독려해 (양측 지지자들이) 모두 나온 것 같다”면서 “(지난 19대 대선보다) 이번 대선은 훨씬 박빙 구도여서 투표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호남 지역 득표율이 높은 데 대해서는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호남은 원래 사전투표율이 높은 지역이어서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전투표에서 호남 지역이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이면 대구·경북 지역과 부산·울산·경남의 본선거 투표율이 덩달아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머뭇거렸던 전통적 보수층이 정권 재창출에 대한 위기감을 느껴 투표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전투표가 대선의 빅이슈로 떠오르자 여야 후보들은 지지층들이 투표장에 나오도록 독려하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이 후보는 이날 강원과 수도권을, 윤 후보는 부산과 대구·경북을 찾아 막판 표심 잡기에 돌입했다. 우선 여야 대선 후보들은 이날 오전 일찍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함으로써 지지층의 관심을 유도했다. 주요 대선 후보 모두가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은 2013년 해당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이다.



이 후보는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 투표소를 찾아 “촛불을 들고 광화문과 시청 앞에 모이셨던 수많은 국민들을 생각했다”면서도 ‘통합정부와 정치 교체’ 등 외연 확장 의지를 강조했다. 윤 후보는 부산 남구청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최근 선거에서 ‘스윙보터’ 역할을 해온 부산·경남 지역 보수층을 최대한 투표소로 나오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지난해 3월 4일은 제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정의와 상식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에서 도저히 검찰총장으로서 법 집행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사퇴한 날”이라며 현 정부의 실정을 대선 키워드로 제시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서울 종로구 혜화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이번 선거는) 기득권 정치를 다당제 책임 연정으로 바꾸는 대전환의 선거”라고 규정하며 지지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이 후보는 투표를 마친 뒤 강원도 홍천과 춘천, 경기도 남양주, 서울 등을 하루 만에 도는 강행군에 돌입했다. 윤 후보 역시 부산 사상구 유세 후 경산·대구·영주·안동 등을 차례로 방문해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경북 경산시에 거주하는 최 모(63) 씨는 “이재명 후보가 경북 출신이기는 하지만 지난 5년간 민주당이 보여준 모습을 보면 ‘너무 잘못했다’는 생각이 강해 주변에서는 윤석열 후보를 찍으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이 후보의 경기도 남양주 유세 현장에서 만난 한 40대 여성은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와 성남시장 시절 경험이 풍부해서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선거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줄 거 같지는 않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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