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9%로 역대 최대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본투표를 사흘 앞둔 6일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공정한 선거를 관리해야 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코로나19 확진자들의 기표용지를 대신 투표함에 넣으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날 정치권과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5일 확진자 사전투표에서 선관위가 투표된 기표 용지를 수령해 종이 박스와 플라스틱 바구니 등을 이용해 투표함에 대신 넣는 일이 발생했다. 일반 투표자는 선거법 제157조와 158조에 따라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는다. 하지만 선관위는 선거법 151조에 따라 투표함을 따로 둘 수 없다는 규정을 들어 확진자의 기표용지를 수령해 헌법상 비밀투표 원칙을 위배할 소지를 만들었다.
이에 여야 모두 강하게 반발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국민 참정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도 “사전투표 관리는 몹시 잘못됐다”고 질타했다.
대선 주자들도 나서 선관위에 중립 선거를 촉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부정선거로) 보수층을 분열시키기 위한 작전”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도 “참정권 보상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후보들은 지지자들을 향해 본투표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역대 최고를 기록한 사전투표 탓에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남은 기간 지지층을 총결집해야 한다는 게 각 당의 판단이다. 이 후보는 “선관위는 본투표에서 혼선이 재발되지 않게 철저히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도 “3월 9일 헌법적 권리를 꼭 행사해주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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