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5% 내외’로 설정했다. 이는 31년 만에 최저치이지만 경착륙 우려 속에서도 ‘바오우(保五·5%대 성장률 유지)’를 달성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경제 안정을 발판으로 하반기 장기 집권의 레드카펫을 밟겠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복안이 담겨 있기도 하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5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3기 5차 전체회의 ‘정부 업무 보고’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5.5% 목표는 지난해의 ‘6% 이상’보다 줄어든 것은 물론 톈안먼 사태의 여파가 지속된 지난 1991년(4.5%) 이후 최저 수준이다. 중국은 지난해 성장률 8.1%를 기록해 목표를 초과 달성했지만 기저 효과의 영향으로 2분기 이후 성장률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리 총리는 이에 대해 “고용 안정과 민생 리스크 방지를 주로 고려했다”며 “최근 2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약 5.2%)과 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 목표와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재정 적자율 목표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8%다. 지난해(3.2%)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오히려 낮아졌다. 리 총리는 올해 1100만 개 이상의 신규 도시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시 실업률을 5.5% 이내로 억제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목표치도 3% 전후로 제시했다.
리 총리는 ‘안정을 우선시하며 안정 속 성장을 추구한다’는 의미인 ‘온자당두 온중구진(穩字當頭 穩中求進)’을 올해 견지하겠다면서 새로운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해 안정적 성장을 중시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