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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러시아 디폴트에 경기 하방·물가 상방 위험…스태그는 아냐”

물가 상방 리스크 커졌다 수차례 강조

수출 등 실물경제에도 영향 끼칠 것

“스태그플레이션은 생각 않고 있다”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은




한국은행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경기에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는 동시에 물가는 상당한 상방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회복 국면인 만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물가 상승을 경고한 가운데 기준금리를 올려도 경기 침체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10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설명회에 참석해 “러시아 디폴트가 현실화되면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통해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는 당연히 상방 리스크”라고 밝혔다.

이날 한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크다고 시인했다. 국제유가가 많이 오른 데다 환율도 오르면서 성장·물가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월 단위로 4%대 진입할 수 있는지, 지난달 발표한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 3.1%를 다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러시아가 오는 16일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러시아 디폴트가 유럽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연쇄적으로 충격을 주는 간접적 영향은 있을 수 있다는 평가다.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상승 충격과 물가 상승 압력, 자동차 등 일부 수출 영향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없다는 설명이다. 박 부총재보는 “세계 경제가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물가 상승 압력은 커졌어도 경기 침체가 같이 오는 현상은 아닐 것”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굉장한 충격을 준다면 세계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아직까진 스태그플레이션까진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은 재확인했다. 박 부총재보는 “중기적 시각에서 금리를 좀 더 인상한다고 해도 경기가 침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며 “실물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낮은 상태이고 유동성 증가율도 아직 높아 완화적인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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