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이 배달 기사에게 플랫폼이 지급하는 ‘배달료’ 개편에 착수했다. 핵심 내용은 배달료 산정 기준을 ‘직선 거리’에서 ‘내비게이션 상 거리’로 변경하는 것이다. 실제 도로는 직선 거리보다 긴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배달료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배달료는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비’와는 별개의 개념이지만, 배달 플랫폼의 비용 상승이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우려는 있다.
13일 배달의민족은 배달 거리 산정 기준을 ‘예상 이동 경로에 기반한 이동 거리’로 바꾼다고 밝혔다. 다음 달인 4월 5일 경기도 및 지방 광역시 테스트를 시작으로, 같은 달 12일 전국에 도입될 예정이다.
앞서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지난해 말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와 노사협상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배달료 조정에 합의했다. 기존에 배달료 산정 기준이었던 직선 거리는 복잡한 골목 등을 반영하지 못해 실제로 배달원이 주행한 거리와 차이가 있다는 비판을 배달원들에게 받아와 이를 반영한 것이다.
배달료는 배달 플랫폼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와는 다르다. 하지만 배달 플랫폼이 지급하는 배달료가 오르면서 플랫폼의 출혈이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배달 수수료나 소비자 배달비로 전가돼 왔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배달비 또한 오를 가능성이 생겼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 인상 요인도 있다. 배달의민족이 이번 달부터 시행할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 수수료 체계 개편 때문이다. 배달의 민족은 오는 22일부터 ▲중개 이용료 6.8%, 배달비 6000원(기본형) ▲중개 이용료 15%, 주문 금액 별 배달비 900~2900원(배달비 절약형) ▲중개 이용료·배달비 통합 27%(통합형) 3개로 구성된 요금 체계를 적용한다.
기존에는 프로모션 형태로 모든 배민1 주문건에 중개 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을 적용해왔다. 음식점주가 어떤 요금제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형 기준 소비자가 부담할 배달비가 최대 5000원에서 최대 6000원까지 오른다. 배달비는 음식점주 선택에 따라 소비자와 음식점주가 분담할 수도, 어느 한 쪽이 전부를 부담할 수도 있다. 중개 이용료가 1000원에서 정률제 형태로 바뀌면서 추가된 부담 또한 배달비나 음식 가격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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