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새 사령탑으로 발탁된 최수연(41) 신임 대표가 14일 주주총회와 이사회 최종 승인을 거쳐 경영 일선에 본격 나섰다. 네이버는 1981년생 젊은 리더십을 앞세워 글로벌 톱티어 인터넷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최 대표 임기는 이날부터 시작해 3년 뒤인 오는 2025년까지다.
최 대표는 주주총회 이후 주총장을 나오며 기자들과 만나 신사업 발굴과 조직개편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핵심 사업으로 검색·커머스·콘텐츠를 꼽았다. 그는 “네이버에 여러 핵심 포트폴리오들이 잘 구축돼 있다”며 “제 역할은 앞으로 사업 간 시너지를 잘 이끌며 글로벌 진출을 위해 통로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내 소통에 대해서도 힘쓸 것을 약속했다. 최 대표는 “대표 내정 이후 지난 4개월 간 직원들과 만남을 가지며 현안을 파악하고 회사 전략과 사업 방향을 짜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날 선임 직후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직원들이 듣고 싶은 얘기가 많을 것 같다”며 “가장 먼저 이메일을 보내려고 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데 대해 “주주들의 엄청난 신뢰이자 훨씬 큰 도전을 해 달라는 주문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도약을 위해 무엇보다 신뢰와 자율성에 기반한 네이버만의 기업문화를 회복하는 것을 당면 과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인터넷 창업세대인 선배 경영진들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파트너십, 기술 리더십 등 글로벌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을 마련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앞으로의 네이버는 선배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만들어 낸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해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 대표는 “지난 20년간 주주들의 아낌없는 지지로 네이버는 검색, 커머스, 콘텐츠, 핀테크, 클라우드, AI, 로봇 등 첨단 기술 리더십과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다양한 사업 영역들의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장 속도를 높이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사업 간 융합을 실험하며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만들어 제대로 평가받는 시장가치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 대표는 한성숙 대표에 이은 네이버 두 번째 여성 CEO다. 한 대표는 당초 임기가 내년 3월까지였으나 직장내 괴롭힘 사건 등 네이버 경영 쇄신 목소리가 높아지며 새로운 리더십을 내세우게 됐다. 최 대표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해 2005년 네이버 전신인 NHN에 입사해 4년간 커뮤니케이션·마케팅 조직에서 근무했다. 이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와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 경력을 쌓은 뒤 2019년 네이버에 다시 합류했다. 대표 취임 전에는 글로벌 사업지원부를 이끌었다.
이날 최 대표와 함께 김남선(44)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임기를 시작했다. 1978년생인 김 CFO는 서울대 공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해 미국 로펌을 거쳐 모건스탠리, 맥쿼리자산운용 등 글로벌 투자회사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2020년 네이버 입사 후 투자·글로벌 인수·합병(M&A) 전담조직인 ‘Growth&True North’실 책임리더를 맡았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최 대표 선임과 함께 8건의 안건이 상정됐다.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을 비롯해 사내이사 최수연·채선주 선임,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 정도진 재선임, 감사위원회·사외이사 노혁준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올라 모두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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