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이 지연되자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단판 협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6·1 지방선거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채비에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국민의당은 지방선거에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국민의힘이 공천관리위원회 구성까지 완료할 경우 국민의당 출신의 지방선거 출마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갈등의 불씨를 남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당 간 논의가 이렇게 지체되다가는 합당 자체가 결렬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이 대표가 안 위원장을 조만간 만나 이번 주 중 마무리를 하겠다며 담판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22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철호 전 의원을 전략부총장으로 임명했다”며 “홍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합당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국민의당의 내부 사정이 복잡한 것 같다. 인수위에 안철수 대표와 이태규 의원이 가 계시고, 당에 남아 있는 최연숙 사무총장과 일을 처리하는 것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며 “안 대표를 만나자고 연락은 넣어놨다”고 덧붙였다. 양당 합당과 관련한 실무 협의가 진행되지 않자 당 대표 간 회동을 통해 담판을 짓겠다는 이야기다.
실제 양당 간 실무 협의는 전무한 상태다. 홍 전략부총장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이제 접촉을 해보려 한다”며 “(양당 간) 상견례도 안 됐으니 이제 부딪혀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사무총장도 인수위의 코로나대응특별위원회에 참여를 했고 권은희 원내대표는 합당에 반대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그래도 카운터파트너인 최 사무총장을 만나 논의할 것”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홍 부총장은 “당직자 문제나 국민의당 부채 문제 등도 살펴봐야겠지만 아직 논의 이전이라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실무 협상 자체는 지지부진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조속한 합당’을 선언한 만큼 속도를 낼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의 다른 관계자는 “(합당이) 이번 주 안에 빠르게 마무리될 것”이라며 “공관위 구성부터는 국민의당과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 합당 과정에서 9명의 공관위원 배분 등을 추가로 논의하게 될 만큼 공관위원 인선 문제는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야권 일각에서는 양측이 주도권 싸움을 벌이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결국 양당 대표의 의중이 중요하다”며 “주도권 경쟁을 벌인다면 합당 논의 과정에서 양당이 모두 돌아서는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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