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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새 정부, 기업과 협업해 규제개혁해야"

■대한상의 회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규제개혁 인센티브 위주로 방향 틀고

탄소중립·ESG 지원 국회협조 필요

우크라 사태, 전쟁 이후가 더 걱정

중대재해법은 형법으로 다뤄 아쉬워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취임 1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034730)그룹 회장)이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민관 공동 정책 개발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존재감을 다시 키우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는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고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최 회장은 지난 23일 대한상의 회장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새 정부가 민관 협업을 강조하고 민관합동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하니 ‘롤 체인지(역할 변화)’가 온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과거에는 정부가 정책을 정하고 그 중간에 의견을 수렴했지만 이제는 정책을 공동으로 만들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관합동위원회를 통해 각계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약속에 공감한 듯한 발언이었다.

최 회장은 특히 규제 개혁과 관련해 무조건적인 억제책보다는 인센티브 위주로 정책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일을 하지 마라’는 게 아니라 ‘그 일을 잘하면 무언가 줄게’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탄소 중립의 경우도 자발적으로 많이 줄이는 쪽에 뭔가를 준다고 생각하면 탄소 감소 확률이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규제의 상당 부분은 법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정부뿐 아니라 국회에서도 세팅(지원)해 줘야 한다”며 “정부도 스스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해 줬으면 좋겠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규제를 만드는 정책에는 반대”라고 선을 그었다.



새 정부의 통상 교섭 기능을 두고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힘 겨루기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해서는 “기업을 이해하는 쪽이 통상을 맡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산업계와 주로 소통하는 산업부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최 회장은 이와 함께 대한상의의 국민 참여형 홈페이지 ‘소통플랫폼’에 올라온 제안 1만 건도 이번 주 안으로 윤 당선인 측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이 재부상하는 움직임을 두고는 “대한상의와 라이벌이라는 개념은 없다”며 “경제단체끼리도 힘을 합하고 ‘으쌰으쌰’를 잘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그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강조하면서도 SK의 전경련 재가입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여건이 되면 고려할 수 있지만 아직 가입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에 관해서는 “왜 형법으로 만들었는지 아쉽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기업과 관련된 문제는 경제로 다뤄야 하는데 형법 형태로 다루면 비용 등 예측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이를 회피하게 된다”며 “이 법이 실효성이 있는지는 시간이 흐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 가능성에는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최 회장은 “그렇게까지 위협적인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며 “결국은 공급망 다변화에 따라 돌아가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전쟁 이후가 더 걱정”이라며 “지금도 석유 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고통이 도미노처럼 계속 발생한다.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사회·환경 문제도 되고 탄소 문제도 해결이 안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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