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1년을 맞은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장 현실에 맞게 보완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당국과 업계 모두 금소법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소법 시행 후 사업 모델에 직격탄을 맞은 일부 금융사에서는 개선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해보험 업계는 28일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주최하는 비공개 온라인 간담회에 참석해 금소법에 대한 애로 사항, 건의 사항 등을 전달한다. 21일에는 은행권을 대상으로 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재 금융 당국과 업계 모두 ‘설명 의무’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소법 시행 이후 펀드뿐 아니라 예적금을 판매할 때도 직원이 설명서를 읽어주고 설명 과정을 모두 녹취한다. 하지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는 고객이 설명서만 내려받아도 설명 의무가 충족된 것으로 간주한다. 영업점에서 고객에게 비대면 가입을 권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소법이 10여 년 전 발의된 초안을 기본으로 해 모바일뱅킹이 활성화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설명 의무 외에도 보험 상품의 비교·추천 서비스를 광고가 아닌 중개로 해석한 점 역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 때문에 핀테크 업체들이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변경하기도 했다. 금융 당국은 법 개정 전까지 혁신 금융 서비스(금융 규제 샌드박스)를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현재까지 해당 서비스가 혁신 금융으로 지정받은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핀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혁신금융 지정 여부를 업계 모두가 두 손 모아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다른 방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금소법이 기존 금융사의 디지털 전환을 더디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소법상 특정 소비자에게 특정 상품을 소개할 경우 광고가 아닌 권유로 본다. 광고가 분류되기 위해 온라인에서 고객의 접근단계를 더 복잡하게 구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한 종류의 주택담보대출, 사업자대출 등을 판매하는 인터넷은행과 다수의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시중은행만 비교해도 광고·권유 규제가 차별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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