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인수 우선협상자인 에디슨모터스가 기한 내 인수 대금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 인수가 무산될 위기에 직면했다. 이해관계자의 반대와 자금 조달 문제가 시간이 가도 해결되지 않으면서 매각 불발 가능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를 위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25일까지 정해진 인수 잔금 2743억 원을 납입하지 못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달 25일까지 잔금 납입 기한을 정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계약금 305억 원만 납입한 상황이다.
①계약금만 날리고 인수 물거품 되나=에디슨모터스와 인수 계약을 체결한 쌍용차는 이번 잔금 납입 불발을 이유로 인수합병(M&A)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에디슨모터스와 계약 해지를 한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실제 에디슨모터스는 지난주 매각 주관사 EY한영에 관계인 집회 일정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인 집회는 채권자 등이 인수 대금을 바탕으로 채무 변제 계획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결의하는 집회다.
서울회생법원은 관계인 집회 5영업일 전까지 인수 대금 잔금을 납입하도록 했다. 관계인 집회가 연기되면 그만큼 잔금 납입 시점도 미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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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집회 연기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인수 대금을 제때 내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한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②상거래 채권단, 매각 반대=쌍용차 매각의 이해관계자들이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쌍용차 협력사가 주축이 된 상거래 채권단은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를 반대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상거래 채권단은 쌍용차의 상거래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344개 협력사들이 모인 단체다. 이들 협력사 중 258개 사(채권액 기준 92.3%)가 서명한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반대 동의서도 제출했다.
상거래 채권단과 에디슨모터스 간 의견 차이는 매우 큰 상황이다. 에디슨모터스는 회생계획안에서 회생채권 중 1.75%만 변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머지 98.25% 채권은 출자 전환한다. 상거래 채권단은 최소 50% 이상의 변제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계획안을 강제로 인가해도 상거래 채권단은 일부 협력사들의 공급 거부 등으로 쌍용차 공장 생산이 멈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올 1월 기자회견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계획인 차입매수(LBO) 방식은 가장 나쁜 인수 방식”이라고 말했다.
③다른 인수자 나올까=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를 위해 재무적투자자(FI) 유치를 공언했다. 당초 컨소시엄에 사모펀드 키스톤PE와 KCGI가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올 초 키스톤PE는 투자를 철회했다. KCGI는 구체적인 투자 조건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코스닥 상장사 유앤아이를 통해 자금 조달을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또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불투명한 상황이다.
쌍용차 인수가 무산되면 다시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SM그룹 등 쌍용차에 관심을 보였던 중견기업들이 지난해 본입찰 참여를 포기하는 등 인수합병을 재추진해도 새 인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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