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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리는데 車값은 계속 인상…대기업들, 소비자에 부담 전가 '급급'

고유가, 원자재값 도미노 인상에 車·가전 가격 상승

우크라 사태에 물류난 겹쳐…항공권 인상 가능성도

기아 신형 니로. 사진 제공=기아




삼성전자 모델들이 회사의 2022년형 TV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와 주요 원자재 가격이 도미노처럼 상승하면서 자동차, 전자제품의 가격도 오름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물류난까지 겹치면서 대기업들의 늘어난 비용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되는 형국이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올해 싼타페 신형 모델 시작가를 기존 대비 200만 원가량 높인 것을 비롯해 기아(000270)와 르노삼성, 한국GM도 니로, XM3, 콜로라도 등의 신형 차량 가격을 앞다퉈 인상했다. 올 들어 차량 판매량이 급감하는 와중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에 가격은 거꾸로 올린 것이다. 올 1·4분기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5.3%나 줄었고 감소 추세는 3월 들어 더 빨라졌다.

현대차(005380)는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이미 승용차 평균 가격을 1년전(4182만원)보다 13.8% 올린 4759만원에 팔았다고 알렸다. 레저용 차량(RV)의 평균 가격도 4177만원에서 4238만원으로 1.5% 더 올렸다.



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은 가전업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는 올해 ‘더세리프 65인치 TV’ ‘트롬 드럼세탁기’ 등 올 신제품 가격을 기존 동일 규격 제품보다 10~20%가량 더 올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평균 TV 판매 가격을 전년보다 32%, 26%씩 더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냉장고·세탁기 판매가격도 7.2% 인상했다. 주요 원재료인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1년 만에 2020년보다 40%가량 상승한 데다가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원자재인 철판, 플라스틱, 구리 가격도 15∼22% 오른 영향이다.

산업계는 올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의 가격 상승 압박이 더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지난달 열연·냉연 유통 가격을 1톤당 5만원, 후판 가격은 1톤당 3만∼5만원 인상했다. 현대제철은 4월 철근 가격을 재차 올리면서 전기요금 인상분까지 더하기 시작했다.

물류비 충격도 가중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 65인치 TV의 국제 운송비는 9달러 안팎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0~100달러까지 상승했다. 고유가 영향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국제선 수요 감소에도 항공권 가격 인상을 미루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일한 값에 신제품을 내놓더라도 소비자들에게 할인 혜택을 줄 여력이 없어 실제로는 가격을 인상한 듯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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