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코스피 입성을 추진 중인 SK쉴더스가 고성장 사업인 ‘사이버 안전’을 앞세워 에스원(012750)을 제치고 ‘보안 대장주’를 예약했다. 경비 등 물리 보안 부문은 SK쉴더스가 에스원에 이어 2위지만 최근 매출 증가세가 가파른 사이버·융합 보안 사업을 고려하면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3조 원을 가볍게 넘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최근 증시 부진은 변수로 꼽힌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는 전체 매출 중 사이버·융합 보안과 세이프티앤드케어(Safety & Care) 부문 비중이 올해 52%에 달하며 처음 물리 보안 사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2021년 매출은 1조 5497억 원(연결 기준)으로 물리 보안 부문 점유율이 59.2%, 사이버 보안 등이 40.8%였음을 고려하면 빠르게 커가는 사이버 보안 사업의 성장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실제 사이버 보안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지난해 SK쉴더스의 이 분야 매출은 335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8.2% 증가했다.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온라인 서비스 이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또 스마트홈, 무인 매장, 방역 등을 맡는 세이프티앤드케어와 융합 보안 부문의 지난해 매출 역시 2020년보다 79%나 성장한 2976억 원을 달성했다.
반면 긴급 출동·경비 등 물리 보안 사업의 매출 성장률은 4.5%에 그쳐 SK쉴더스의 향후 경쟁 업체는 에스원이 아니라 안랩(053800)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조차 나온다. SK쉴더스 상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내년 SK쉴더스의 매출은 사이버·융합 보안 등이 55% 이상을 차지하며 주력이 될 것”이라며 “에스원과 안랩이 합쳐진 회사로 SK쉴더스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국내 물리 보안 1위인 에스원의 시총이 2조 7000억 원 수준인데 SK쉴더스의 희망 공모가 범위가 2조 8000억~3조 5000억 원대로 책정된 것을 놓고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물리 보안 업체보다 성장성이 월등한 사이버 보안 사업을 고려하면 SK쉴더스의 몸값이 적정하게 평가됐다는 얘기다. 실제 에스원의 ‘기업가치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V/EBITDA)’은 6배인데 사이버 보안이 주력인 안랩의 경우 24배에 달한다. IB 업계는 에스원과 안랩에 매겨진 기업가치 배수를 5 대 5로 적용하더라도 SK쉴더스에 에비타(EBITDA) 대비 15배의 가치를 매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한 전문가는 “SK쉴더스의 희망 공모가에 적용된 기업가치 배수는 11~13배 정도인데 사업 분야별 매출과 성장성 등을 보수적으로 따져도 높은 것은 아니어서 시총 3조 원을 충분히 넘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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