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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 사라진 객실…고객 '불만' 호텔 '난감'

50실 이상 일회용 무상제공 안돼

"새것 사서 버릴 것…실효성 의문"

업계 "고객 불편 최소화 방안 마련"





직장인 박 모 씨는 이달 말 투숙 예정인 한 5성급 호텔로부터 최근 문자 한 통을 받았다. 그동안 무료로 제공해 온 칫솔과 치약을 없애기로 했으니 필요하면 별도 구매하라는 내용이었다. ‘객실 50실 이상의 숙박업소에서 무상으로 일회용품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환경부 지침에 따른 조치였다. 아직 강제 규정은 아니지만, 환경부가 이를 법으로 의무화하는 절차를 밟고 있어 호텔들은 관련 내용을 반영해 객실 운영을 바꿔가고 있다. ‘환경을 위해 당연한 변화’라는 의견도 있지만, ‘호텔에 칫솔 치약까지 챙겨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난색을 보이는 고객도 적지 않다.

1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최근 공지를 통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동참하고자 15일부터 칫솔, 치약, 면도기, 면도용 젤은 제공하지 않는다’며 ‘필요하면 미니 바 판매용품을 이용하라’고 알렸다. 이 방침은 서울과 부산 등 롯데 계열의 모든 호텔에 적용된다. 주요 4·5성급 호텔들은 자체 정책에 따라 어메니티를 없애거나 별도 판매했던 곳들을 제외하고는 유명 브랜드의 일회용 샴푸·바디워시·로션과 함께 칫솔·치약을 무료로 제공해 왔다. 그러나 환경부가 2019년 일회용품 줄이기 로드맵을 발표하며 ‘객실 50실 이상의 숙박 시설’을 2022년부터 일회용 위생용품 무상제공 금지 대상에 포함한다고 발표했고, 주요 호텔은 각자의 일정에 따라 객실 운영에 이 가이드라인을 반영하고 있다. 대부분은 슬리퍼 유료 판매, 샴푸·바디워시의 대용량의 다회용기 사용 정도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칫솔·치약을 제공 품목에서 제외하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

객실 50실 이상 숙박업소를 일회용품 무상 제공 금지 대상에 추가한 ‘자원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내용. 환경부가 제출한 이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다./국회의안정보시스템




호텔의 일회용품 줄이기는 다수가 기본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칫솔·치약의 경우 실효성에 의문을 던지는 고객도 있다. 집에서 쓰던 것을 챙겨가기보다 호텔에 묵기 전 새 칫솔세트를 사서 쓴 뒤 버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부 호텔은 객실에 비치는 하지 않되 요청이 있으면 무료로 칫솔 세트를 가져다주고 있다.

난감하기는 호텔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다회용기 사용에 위생 문제를 제기하는 고객이 있는 가운데 칫솔·치약 미제공에 대한 불만의 시선도 적지 않아서다. 한 호텔 관계자는 “객실 내 일회용품 무상 제공은 정부 방침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관련 취지를 잘 설명하고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안정적으로 (일회용품 줄이기가) 정착되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일부 호텔은 다회용기 도입을 앞두고 사용 및 관리(리필) 과정에서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특수 용기를 연구하는 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회용품 무상 제공 금지 적용 대상에 호텔을 포함 시킨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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