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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대 성장·4%대 물가"…기재부의 '우울한 보고서'

인수위에 경제전망 수정치 전달

우크라 사태·유가급등 영향 반영

올 성장률 전망 3.1%서 0.5%P↓

고물가 지속…GNI 증가율 0%대





기획재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2%대 중반 경제성장률, 4%대 물가 상승률’을 주요 내용으로 한 경제 전망 수정치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률은 둔화하고 고물가 기조는 지속되면서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0%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1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재부는 최근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경제 전망 수정치를 인수위에 전달했다. 기재부가 최종 확정하는 올해 경제 전망은 6~7월 중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함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통상 매년 두 차례로 나눠 경제 전망치를 발표해왔다. 다만 하경정에는 경기를 살리고 물가를 누르는 대책이 대거 포함되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의지를 반영해 전망치 조정 폭이 더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기재부와 인수위가 경제 전망치에 관해 최근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나 유가 급등 등 이전에 예측하지 못했던 사태가 연달아 벌어진 만큼 이를 고려해 전망치를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우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 중반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지난해 12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발표한 성장률 3.1%에 비해 0.5%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주요 국제기구의 전망치와 비교해도 낮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한국 성장률을 3.0%로 전망한 바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4%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말 발표한 전망치(2.2%)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가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리라는 것이 기재부의 판단이다.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3.6%에서 2월 3.7%, 3월 4.1%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 역시 올해 물가 상승률을 3.1%로 내다보면서 당분간 4%대의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GNI 증가율은 0%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이 소득 증가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유가 추이 등 대내외 변수를 감안해 복수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그에 따른 전망치를 여럿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2%대 중반 성장률이나 4%대 물가 성장률은 거론된 수치 중 하나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성장률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한 심포지엄에서 “박근혜 정부 2%대, 문재인 정부 1%대로 추락한 데 이어 차기 정부에서 장기 성장률이 0%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역성장이 2년에 한 번꼴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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