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5일 서울 통의동에서 인수위 간사단 회의를 함께 주도하면서 ‘공동정부’를 조건으로 한 ‘원팀’ 기조는 일단 유지됐다.
전날 윤 당선인이 안 위원장에게 인사와 관련해 직접 해명하면서 오해가 완전히 풀렸다는 게 윤 당선인 측의 설명이다. 윤 당선인의 핵심 관계자는 서울경제에 “(갈등은) 칼로 물 베기라고 보면 된다”며 “섭섭함이 있을지 모르지만 집권 기간이 5년이라고 보면 같이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안 위원장이 정부 부처의 실무를 쥐고 있는 차관급 인사 또는 차관급 기관에 인사를 추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이) 보건복지·중소벤처 이런 분야는 안 위원장은 전문 분야”라며 “그런 분야에 대해서는 (윤 당선인이) ‘좀 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또 많은 좋은 분을 추천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공식 브리핑에서 “향후 차관급 인사를 비롯한 대통령실 직무를 위해 필요한 여러 직제상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은 이를 두고 갈등의 ‘해소’가 아닌 ‘봉합’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차관급 인사에도 안 위원장의 추천 인사가 배제될 경우 장관 인사를 두고 빚은 갈등과 마찬가지의 상황이 나올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윤 당선인은 헌법에 따른 인사제청권을 행사하는 책임총리제를 내세우고 있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또 장관이 차관을 추천하는 ‘책임장관제’를 강조하고 있다. 차관급 인사를 두고 안 위원장과 각 부처의 장관이 또 충돌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완전히 화학적 결합을 하지 않은 점도 향후 ‘원팀’ 분열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합당을 하면 최대 이슈는 6월 지방선거의 공천이 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 인사들이 공천에서 밀려날 경우 안 위원장 측이 재차 반기를 들 수도 있다. 특히 안 위원장이 차기 당권에 대한 의중도 있다고 알려졌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선거를 통해 당내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는 장관 후보자가 나올 경우 인사를 둔 갈등이 쉽게 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자녀의 의대 특혜 편입 등 각종 논란이 불거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낙마하면 의대 출신인 안 위원장이 새로운 인사를 추천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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