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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 기관투자가 "대주주만 유리한 합병 관행 고쳐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등 기관 기자회견 개최

“명백히 불공정한 합병비율”…법적 대응 예고

“스타키스트 공정가치 반영시 동원산업 가치↑”

21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등 기관들이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원산업 불공정 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동원산업(006040)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비율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기관투자가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본격적인 압박에 나섰다. 이들은 동원산업의 자회사인 스타키스트의 가치가 3분의 1밖에 인정받지 못했다며 이를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병 비율은 동원산업 및 일반 주주들의 가치를 침탈하고 대주주의 지분율을 늘리는 결정으로 명백히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며 “동원산업의 주가가 저평가되고 상대 회사의 주가는 고평가된 현재 시점에 합병을 추진해서는 안 되며 적어도 시가보다 높은 순자산 가치를 사용해 합병가액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블래쉬자산운용·이언투자자문·타이거자산운용 등 기관투자가들도 동참했다.





앞서 동원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비율을 1 대 3.838553으로 결의했다. 이는 동원산업을 약 9000억 원대, 동원엔터프라이즈를 2조 원 넘는 것으로 평가한 결과다. 이에 주주들은 미국 참치 가공 업체인 스타키스트 등 동원산업의 자회사와 부동산 자산가치가 합병가액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하고 나섰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스타키스트의 공정 가치를 재평가하면 지금 수준의 3배에 달한다”며 “미국 식자재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스타키스트의 실적과 가치가 리레이팅될 가능성이 큰데 이런 점을 고려해 합병을 서둘러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심혜섭 변호사도 “동원산업과 자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토지를 재평가한다면 자산 가치 측면에서 합병 비율을 새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동원산업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는 방향으로 뜻을 모았다. 동원산업의 합병 방식이 국내에서 관행적으로 사용돼 온 방식인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해 국내 기업 거버넌스 구조에 하나의 선례로 남기겠다는 구상이다.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는 “아직 합병 전이어서 손해배상소송 대신 위법행위 유지청구권, 신주발행 유지청구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동원산업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입장을 밝히기는 조심스러워 추후 정리가 되면 정식으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 당국의 우회상장·증권신고서 심사 절차가 남아 있는데다 여론을 고려해 동원산업이 합병 비율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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