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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부분 재개 1년] 개미들 아우성에도…당국 "MSCI편입하려면 전면재개 불가피"

[부분재개 1년…공매도 전면허용 놓고 논란 가열]

공매도 잔액 12.2조…1년새 2.5배↑

동학개미 "박스피 주범" 반발 불구

당국 "MSCI편입하려면 더 못미뤄"

6월 지선 표심 이탈 우려…시기 고심





‘12조 2220억 원’

지난 20일 집계된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잔액이다. 공매도 부분 재개가 시행된 지난해 5월3일(4조 7950억 원) 대비 2.5배 급증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가파르게 늘어난 공매도가 ‘박스피’를 야기했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금융투자 업계와 당국은 공매도 완전 재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코스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사전 조건인 공매도 완전 재개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도 움직이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홍남기 부총리는 MSCI 측과 면담을 갖고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외국인 투자등록제도, 코스피 지수 사용권, 외환시장 영업시간 연장 하는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잔액은 12조 2220억 원으로 전체 시가총액(2132조 원) 대비 0.57%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3일 공매도 부분 재개가 시행됐을 당시인 4조 7950억 원 대비 2.5배 늘어난 수치다. 이 시기 시가총액에서 공매도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의 절반도 안 되는 0.22%에 불과했다.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지난해 4280억 원 대비 올 1분기 5077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4월 일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3971억 원으로 지난해 평균을 밑도는 듯 보이지만 4월 거래대금이 10조 5000억 원까지 줄어든 점을 고려할 때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2% 대비 3.78%로 오히려 늘었다. 아울러 금리 인상과 전쟁 등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언제 다시 급증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처럼 공매도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는 동안 코스피 지수는 하락 일변도였다. 공매도 부분 재개 당일 3127.20포인트으로 마감했던 코스피는 지난 22일 13.6% 빠진 2704.71에 마감했다. 개별 종목을 봐도 공매도가 몰리는 기업은 좀처럼 주가가 힘을 쓰지 못했다. 22일 기준 공매도 규모가 전체 거래대금의 24~32%씩을 차지하는 공매도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LG디스플레이, 넷마블, 한샘,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케미칼 순인데, LG디스플레이(0.27%)를 제외하고 모조리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이 높은 롯데관광개발 8.66%, 호텔신라 6.81%, HMM 5.56%, LG디스플레이 5.05%, 두산퓨얼셀 4.97% 등도 최근 주가가 맥을 못췄다.

이런 상황이지만 금융 당국과 투자 업계를 중심으로는 공매도 완전 재개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금융당국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코스피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공매도 완전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MSCI는 매년 6월 관찰국 목록인 워치리스트 내 국가를 대상으로 선진·신흥 등 시장 재분류 여부를 결정하는데, 재분류되기 위해서는 1년 이상 워치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야 한다. 우리 정부는 6월 MSCI 선진국지수 워치리스트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한국이 6월 MSCI 워치리스트에 오르려면 △공매도 제한 △외환시장 자유화 △정보의 흐름 등의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실제 금투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인수위에 공매도의 완전 재개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도 완전 재개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다만 완전 재개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금융위와 금투 업계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공매도 완전 재개가 조속히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가뜩이나 악화된 증시 환경 속에서 공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리자 개인들의 공매도 반대가 더욱 극심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공매도 완전 재개안을 받아들이기 난감한 기색이다. 섣불리 공매도를 완전 재개했다가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동학개미들의 표심 이탈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매도를 완전 재개할 수 있는 시장 여건은 이미 마련돼 있다”면서도 “지난 대선을 거치며 공매도가 정치 쟁점화했고 금투 업계와 당국의 판단에 따라 재개 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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