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중국과 일본 기업은 늘어난 데 반해 한국은 15개로 제자리 걸음만 걸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들의 실적 증가율도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미국 경제잡지 ‘포천’의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미국, 중국, 일본 4개국의 경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고 27일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포천 500대 기업에 포함된 중국 기업은 2017년 109개에서 2021년 135개로 26개 늘어났고, 일본 기업은 51개에서 53개로 증가했다. 반면 한국은 15개에 머물렀다. 미국 기업은 132개에서 122개로 10개 더 줄었다.
업종별 세계 1위(매출액 기준) 부문에서도 중국 기업은 2017년 3개에서 6개로 늘어났다. 중국 기업은 항공우주·국방, 산업재, 운송 부문에서 미국 기업을 제치고 추가로 1위에 올랐다. 일본의 세계 1위 기업은 그대로 1개였고, 미국은 12개에서 8개로 줄었다. 업종별 세계 1위에 오른 한국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한국 기업의 최근 4년간 매출액 증가율도 4개국 중 가장 낮았다. 글로벌 500대 기업 내 한국 기업의 합산 매출액은 2017년 7458억8000만 달러(한화 약 939조8000억원)에서 2021년 844억4000만 달러(약 1013조6000억원)로 연평균 1.9%씩 성장했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은 10.3%, 미국 기업은 3.3%, 일본 기업은 2.1%씩 매년 성장했다.
심지어 한국 기업의 순이익은 2017년 418억4000만 달러에서 2021년 403억4000만 달러로 매년 0.9%씩 감소했다. 중국과 일본 기업의 순이익은 매년 10.9%, 5.4%씩 증가했다. 미국 기업들의 순이익은 0.7%씩 줄었으나 한국 기업보다는 나았다.
한국 기업들은 동종 업종 내 세계 선두 기업보다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에서도 밀렸다. 삼성전자(005930)를 빼면 제조업 5개 업종 내 한국 기업의 R&D 집중도(매출액 대비 R&D 비용)는 모두 세계 선두 기업보다 저조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수출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어 세계 무대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위축될 수 있다”며 “R&D 지원 확대와 규제 개선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 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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