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금리가 4%에 육박하며 8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은행들의 우대금리 인상으로 0.04%포인트 떨어졌지만, 신용대출 금리가 0.13%포인트나 뛰어오른 결과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3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98%로 한 달 새 0.05%포인트 높아졌다. 2014년 5월(4.02%)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88%에서 3.84%로 0.04%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5.33%에서 5.46%로 0.13%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4년 7월(5.59%) 이래 7년 8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주택담보대출과 보증대출 금리는 우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내렸다”며 “하지만 일반신용대출, 집단대출 등의 금리가 지표금리 상승과 저신용 차주에 대한 고금리 대출에 따라 오르면서 전체 가계대출 금리도 0.05%포인트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대출금리(연 3.39%)는 2월(3.37%)보다 0.02%포인트 높아졌다. 2019년 9월(3.42%)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기업 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 평균은 2월(3.51%)보다 0.01%포인트 낮은 3.50%로 집계됐다. 기업과 가계대출 금리 모두 올랐지만 금리가 낮은 기업대출이 전체 은행권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 평균도 연 1.70%에서 1.74%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예금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의 차이를 뜻하는 예대마진은 1.76%포인트로 2월(1.81%)보다 0.05%포인트 축소됐다. 대출금리는 하락하고 수신금리가 오른 결과다. 하지만 신규취급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으로는 2.32%포인트로 0.05%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2019년 3월(2.32%포인트) 이후 3년 만의 최대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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