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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대목 앞두고…유통업계,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고심

'팜유 대란'에 원재료 가격 뛰는데

메로나 31%·돼지바 16% ↑ 등

올초 가격 올려 추가인상 큰 부담

메로나. /사진 제공=빙그레




돼지바. /사진제공=롯데푸드


본격적인 여름 시즌을 앞두고 아이스크림의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며 유통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중단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뛰었지만, 비용 상승을 이유로 연초 이미 가격을 올린 바 있어 추가 인상에 대한 부담이 큰 탓이다.

1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달 빙그레(005180) ‘메로나’의 가격은 833원으로 연초(636원) 대비 31% 올랐다. 롯데푸드(002270)의 ‘돼지바’는 16%(673→781원) 인상됐고, 빙그레 ‘투게더’ 오리지널 바닐라는 4%(6188→6466원) 비싸졌다. 아이스크림 가격은 연초부터 줄줄이 바뀌었다. 빙그레가 원유와 종이 펄프 등 원재료 비용 상승을 이유로 먼저 가격을 올렸고, 해태제과 식품의 부라보콘과 롯데푸드의 빠삐코·쮸쮸바·월드콘·스크류바·수박바 등의 인상이 이어졌다.



문제는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가 팜유 수출을 전격 중단하며 이를 주재료로 하는 아이스크림이 또 직격탄을 맞게 됐다는 것이다. 수출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아이스크림 가격의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연초 한차례 값을 올린 유통업체들은 입장이 난처할 수밖에 없다. 특히 편의점의 경우 아이스크림 할인점과의 경쟁을 위해 파격적인 할인율을 내세우며 ‘1+1’, ‘2+1’, ‘묶음 할인’ 등의 판촉 행사를 펼치고 있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아이스크림 가격을 최종 판매자가 결정하는 ‘오픈 프라이스 제도’는 이미 2011년 폐지됐지만, 편의점 업계는 이 제도를 사실상 유지하며 아이스크림을 다른 상품의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미끼 상품으로 팔아왔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평균 50~80% 할인율을 보였던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한 차례 가격 인상 이후 직격탄을 맞아 매대에서 가격표를 아예 제거해버리기도 했지만, 또 가격이 오를 경우 문 닫는 곳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업체는 여름 대목을 앞두고 아이스크림 재고 쌓기에 나섰다.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물량을 확보하자는 의도에서다. 서울의 한 편의점 점주는 “현재도 아이스크림은 출혈 경쟁 때문에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있다”며 “가격이 또 오른다면 역마진이 나더라도 현재 가격을 유지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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