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그림 쇼핑’의 시즌이다. 지난 12~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아트부산에는 10만2000명이 방문해 약 746억원 어치의 작품이 거래됐다. 아트부산 개최 이래 최다 관람객, 최대 매출이다. 오는 25일(현지시간) 홍콩컨벤션센터에서는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이 VIP오픈과 함께 막을 올려 29일까지 계속된다.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인 홍콩이 정치적 이유, 코로나19 방역문제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으나 ‘명불허전’으로 기대를 모은다.
‘5월 메인 세일’은 뉴욕 미술시장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는 지난 주 뉴욕세일을 진행했고 9일 앤디 워홀의 ‘총 맞은 푸른 마릴린(Shot Sage Blue Marilyn)’이 약 2500억원에 팔리며 파블로 피카소를 뛰어넘어 20세기 이후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소더비 뉴욕은 17일부터 20일까지 주요 미술품 경매를 진행하고, 같은 시기 필립스도 메인세일을 연다.
한국의 경매시장도 달아오른다. 양대 경매회사가 다음주 경매에 200여 작품, 약 277억원 규모의 작품을 올린다. 서울옥션(063170)은 오는 24일 ‘컨템포러리 아트세일’을 열고 총 92점, 약 172억 원 규모의 작품을 출품한다. 상승행진을 멈출 줄 모르는 쿠사마 야요이의 초록색 ‘호박’과 둥근 붉은색 ‘호박’(추정가 7억~8억원)이 눈길을 끈다. 빨간 바탕에 여러가지 색의 물방울 무늬가 특징인 ‘서머-스타즈(QPTW)’(18억~30억원)도 출품됐다. 지난해 3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15억원에 작품이 거래된 적 있는 스페인 출신 작가 하비에르 카예하의 원화가 국내 경매에 처음 등장했다. ‘눈이 큰 아이’로 유명한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세임 올드 스토리’(9억~12억원)라는 작품이다.
케이옥션(102370)은 오는 25일 5월 경매에 총 115점, 약 105억 원어치 작품을 출품한다. 세계 미술시장의 중요한 화두인 여성 작가에 초점을 맞췄다. 이성자의 1967년작 ‘끓어오르는 바람’(2억8000만~4억5000만원)은 주목해야 할 작품이다. 작가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1960년대의 수작으로 지난 2018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탄생 100주년 기념전에 출품됐던 그림이다. 국내 경매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안토니 곰리의 조각(2억5000만~3억5000만원)도 눈길을 끈다. 높이 37cm라 개인이 수집하기에도 적합하다. 경매 출품작들은 각 사 사옥에서 프리뷰 전시를 통해 실물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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