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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1% '소비 쇼크'] 우한 봉쇄 당시 경제지표로 회귀…"2분기 성장 1.8%도 장담못해"

[흔들리는 세계 3대 블록]

車 판매 31%·화장품 22% 추락 속

해외기업 생산 16%↓…脫중국 가속

외국인, 中증시서 97억 위안 순매도

'최우선 과제' 고용안정마저 실패

상하이, 내달 완전정상화 강조했지만

선제 봉쇄 일상화…전수검사도 부담

정부 성장률 전망치 2.1% 밑돌 우려

상하이 서부 징안구의 한 국수 가게 입구가 도시 봉쇄에 따라 영업이 중단돼 있다. 상하이 봉쇄의 영향 등으로 인해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주요 경제지표는 모두 전월 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AP연합




세계경제에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경제 대국인 중국부터 경착륙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중국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쇼크가 발생했던 2020년 2월 수준으로 소비·생산·투자 등 모든 경제 지표가 회귀하고 있다. 미국·유럽연합(EU) 등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원자재 공급 불안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신음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2년 전처럼 코로나19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뒷받침하기 위해 단행한 각종 경제 활성화 조치들도 ‘제로 코로나’라는 강력한 통제 위주의 방역 조치에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16일 중국에서 발표한 소비·생산·투자 관련 지표들을 두고 시장에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전월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실제 나온 성적표가 예상치에도 못 미친 것은 물론 2년 전 코로나19 확산 초기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4월 소매판매는 2조 9483억 위안(약 556조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1%나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6.1%)에 크게 못 미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원인은 중국은 3월 중순이 지나면서 코로나19가 오미크론 변이를 중심으로 전국 각지로 재확산됨에 따라 강력한 봉쇄 조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선전(1700만 명), 지린성(2400만 명), 상하이(2500만 명) 등에서 외출 금지령, 도시 봉쇄 등으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소비 활동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출퇴근이 불가능해지면서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일부 생산 시설이 재개됐지만 물류가 정상화되지 않고 부품 공급 등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공장은 이전처럼 돌아가지 않고 있다. 상하이를 비롯한 곳곳에서 봉쇄 조치가 이뤄짐에 따라 민간 소비는 동맥경화를 일으켰다.

품목별로 보면 봉쇄 여파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사용 빈도가 줄어든 자동차가 -31.6%로 가장 크게 감소했고 △금·은·보석(-26.7%) △의류·신발·모자(-22.8%) △화장품(-22.3%) 등의 판매 감소율이 컸다. 격리를 대비해 사재기까지 하며 준비한 곡물과 식품(10.0%), 의약품(7.9%), 음료(6.0%) 등의 품목은 오히려 전월에 비해 많이 팔렸다.

소비는 수출과 함께 ‘쌍순환 정책’의 양대 축으로 중국의 경제를 뒷받침한다. 9일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4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비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14.7%)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소비와 함께 중국 경제를 이끄는 ‘삼두마차’로 불리는 투자 역시 쪼그라들고 있다. 이날 발표된 1~4월 인프라 등 고정자산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8% 늘었다. 이는 1~3월 증가율(9.3%)보다 줄어든 수치다. 시 주석이 지난달 인프라를 경제·사회 발전의 중요 버팀목이라고 강조하며 인프라 건설 강화를 지시한 만큼 앞으로 중국 각 지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생산 역시 시장 전망치(0.4%)에 못 미친 -2.9%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20년 2월(-13.5%) 이래 최저 수준이다. 문제는 해외 기업의 생산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4월 산업생산에서 홍콩·마카오·대만 투자기업을 비롯한 해외 기업의 생산이 16.1%나 줄었다.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미국·EU·독일·영국 상공회의소는 자국 기업들에 중국 철수를 경고하기도 했다.

제조업보다 민감한 자본시장에서는 이미 중국 탈출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이달 들어 해외투자가는 중국 증시에서 약 97억 위안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중국 당국이 최우선 정책 목표로 삼는 고용 상황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4월 도시 실업률은 6.1%로 전월의 5.8%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2020년 2월 이후 최고치이며 중국이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5.5%를 크게 웃돈다.

문제는 지난달이 아직 최악의 시점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상하이가 다음 달 중하순까지 생산·생활 질서 완전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 달 이상이 남은 데다 다음 달이 되더라도 정상화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구나 수도 베이징도 이달 초부터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지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고 다른 도시들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적 봉쇄 조치가 일상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민간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전망보다 부정적인 예측치가 나오고 있다. 최근 성쑹청 전 인민은행 통계국장이 2분기 경제성장률이 2.1%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노무라증권은 1.8%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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