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증권사에 신탁재산이 실재하는지와 내부통제 시스템 실태 조사를 지시했다. 우리은행 발 횡령 사고 여파가 증권가에도 미친 것이다.
17일 금감원은 지난 12일 전 증권사에 ‘신탁재산의 실재성 및 내부통제 점검’이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허술하게 관리되는 신탁재산이 없는지 확인하고 내부통제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차원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검사는 증권사가 자체로 검사하고 결과를 금감원에 알리는 식으로 진행된다. 금감원 조사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지 않는 만큼 강제성은 낮은 편이다. 자체 조사 결과 제출 기한은 다음주 말이 될 전망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검사 결과를 받아 볼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체 조사라 해도 증권가는 사뭇 긴장한 분위기다. 만일 이번에 신탁재산에 이상이 없고 내부통제 시스템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보고했다가 향후 문제가 생길 경우 부실 조사라는 비판에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어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8월 정은보 원장이 취임한 직후 전 은행·증권사에 최근 5년간 판매한 모든 공모펀드의 위험 등급과 관련한 자료 일체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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