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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사재 털어 100억 쾌척, 남궁훈은 매출 팍팍…이 기업 정체는

발달장애인 고용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

네이버 창업자 출신 김정호 대표가 설립

김범수 10년 전 성공 장담, 전폭적 지원

"남궁훈이 직접 매장 방문해 왕창 사줘"

서울 중심에서 이제 전국구로 사업 확장

"월세 부담 없는 넓고 쾌적한 직장 마련"

10년 전 베어베터 설립 당시 찍은 사진. 왼쪽부터 남궁훈 카카오 대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맨 오른쪽은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사진=김정호 대표 페이스북




“김범수 카카오(035720) 창업자가 무려 100억 원을 지원해 주기로 했습니다. 요청 금액은 30억 원이었음. ^^”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최근 자신의 SNS에 남긴 글이다. 김 대표는 “10년 전 김 창업자에게 BM(사업모델)을 설명하는 PT(발표)를 했다”며 “PT를 듣더니 이 모델은 틀림없이 될 거라고 응원 하면서 무엇을 도와줄지 물었다”고 했다. 무려 10년 전 김 창업자가 성공을 장담하고 이제는 아무 조건 없이 100억 원을 쾌척한 이 기업의 정체는 무엇일까.

1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베어베터는 발달장애 고용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인쇄, 커피, 제과제빵, 화환 등 사업장을 만들어 수익을 낸다. 김 대표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과 함께 1999년 네이버를 세운 창업 멤버다. 2010년 전후로 네이버 관련 모든 직에서 물러나 2012년 5월 베어베터를 설립했다.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베어베터에서 책임지고 있는 발달장애인 고용 규모는 250여 명에 이른다. 베어베터의 활약으로 이제 서울 내 발달장애인 취업 비율은 30%에 이른다. 하지만 지방은 아직 5%에 불과하다. 베어베터가 올해부터 전국구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김 창업자는 이러한 베어베터의 행보에 힘을 보태기 위해 거금을 들이기로 했다. 카카오 법인이나 브라이언임팩트 재단 자금이 아닌, 케이큐브홀딩스 등 김 창업자 사재를 털어 직접 출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지원금을 통해 지방에 월세 부담 없이 넓고 쾌적한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했다.



김 창업자는 베어베터 초기부터 직접 발품 팔아 마케팅·홍보에도 앞장섰다. 김 대표는 “카카오에 명함과 꽃, 포스터도 납품했고, 심지어 수십 명의 지인들 모임에서 정식 PT를 할 수 있게 해준 적도 있다”고 전했다.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는 서울경제에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직접 매점에 들려 왕창 사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5년 전부터는 카카오 안에서 사내 카페·매점까지 들이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카카오를 비롯해 카카오페이(377300)·모빌리티·게임즈 등에 9개 매장을 들였고 관련 사업팀 60명 중 38명이 장애인이다. 김 대표는 서울경제에 “남궁훈 대표도 많은 도움을 줬다”며 “매점에 직접 들려 왕창 사준 적도 있다”고 했다.

베어베터는 앞으로 지방 폐교를 매입하는 방식 등을 통해 중증장애인 사업장을 만들 계획이다. 김 대표는 “전국에 350여 개의 폐교가 있는데 심사가 까다롭다”며 “만약 매입할 수 있다면 김 창업자의 지원금을 매입과 리모델링에 쓸 예정”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구상하는 지역 사업은 특산물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경북 청도에 세척사과를 납품하는 사업장을 만들 수도 있다”며 “해당 지역에서 다루는 사과의 양이 생각보다 엄청 많다”고 했다. 실무는 김 대표가 직접 출연하는 베어베터랩스 재단이 맡는다. 김 대표도 자신의 부동산과 현금 자산을 기반으로 마련한 37억 원을 재단에 투입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김 창업자의 지원금과 참여 법인 및 정부·공단의 각종 지원, 지역 사회의 관심 등이 어우러져 하루 빨리 지방의 중증장애인 고용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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