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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유방암, 여성암 1위…가족력 있으면 매년 검사 받아야

[정일용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

늦은 출산·폐경이후 과체중 등

女호르몬 노출 증가가 주 요인

금주·걷기운동하면 예방효과↑


유방암은 2016년부터 국내 여성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으로 매년 발생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유방암 발생률은 2000년에 비해 무려 3배나 증가했다. 한해 동안 새롭게 진단받은 국내 여성 유방암 환자 수는 2만 80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여성 유방암 환자는 왜 이렇게 빠르게 증가하는 걸까. 유방암은 몇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국내에서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유방암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호르몬 수용체는 여성 호르몬에 노출됐을 때 반응하고, 신호전달을 통해 유방암을 자라게 한다. △이른 초경 △늦은 폐경 △비출산 △늦은 출산 등은 여성 호르몬 노출을 증가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유방암 환자의 초음파 검사 사진.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사회·문화적 변화에 따라 피할 수 없는 요인이라면 여성 호르몬 노출 증가와 관련된 요인 중 변경 가능한 것은 없을까. 다행히 매우 중요한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폐경 후 발생하는 비만이다.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폐경 후 여성이 정상 체중에서 과체중, 비만으로 체질량지수(BMI) 분류 단계가 변화할 때마다 유방암 발생 위험은 약 10% 증가했다. 유방암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외래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무엇을 먹어야 할지에 대해 질문하는 환자들을 많이 만난다. 그럴 때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기보다 적당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소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는 음주를 꼽을 수 있다. 대규모 전향적 연구에 따르면 매주 2~5잔의 술을 마신 음주자는 비음주자 및 매주 한 잔 또는 그 이하의 술을 마시는 소량의 음주자에 비해 유방암 발생이 20% 증가했다. 특히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경우 술을 많이 마실수록 발생 위험이 비례해서 증가한다는 사실은 학계에 잘 알려져 있다. 셋째는 신체 활동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활발한 신체 활동을 하는 여성에서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20% 가량 감소했다. 신체 활동으로는 걷기를 추천한다. 너무 천천히 걷지는 말고 적당히 빠른 걸음으로 몸 상태에 맞게 걸으면 된다. 무릎이 아파 걷기가 힘들다면 실내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더라도 완벽하게 예방할 수는 없다. 다행히 지금은 유방암 치료가 매우 발달해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을 9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현재 자신의 유방 상태에 대해 인지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얼굴을 확인하는 것처럼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자신의 유방과 겨드랑이 상태를 체크해보자. 모양이나 색깔에 변화는 없는지, 만져지는 혹은 없는지 양측을 비교하면서 꾸준히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혹시라도 없던 혹이 만져지거나 혹이 점차 커지는 등의 변화가 관찰된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하자.



증상이 없더라도 유방암 정기 검진은 반드시 필요하다. 증상이 생기기 전에 유방암을 발견할 수 있다면 완치율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2년마다 국가 검진이 무료로 제공되지만, 매년 검진을 하면 크기가 커지기 전에 암을 발견해 유방을 보존할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간다는 보고도 있다. 가급적 매년 검진을 받으라고 권하고 싶다.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매년 검진을 챙겨받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며 코로나19라는 기나긴 속박이 걷혀가고 있다. 답답했던 실내에서 벗어나 상쾌한 공기를 만끽하며 마음껏 걷고 뛰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한걸음 한걸음 흘리는 땀방울에 아련한 두려움은 사라지고 건강함이 다가올 것이다. /정일용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

정일용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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