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들로 가득한 열린 전선(戰線)인 우주개발에서 한국이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적인 우주공학자이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개발 멘토인 로버트 주브린(사진) 화성협회 회장(파이오니어애스트로노틱스 회장)은 23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원자로 기술 등을 발판으로 전 세계 우주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원자력 산업이 우주로 진출하는 데 강력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브린 회장은 “우주는 아직 규칙이 없는 장소이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개척을 시도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공간”이라며 “우주개발에 필요한 필수 기술을 갖췄다면 어떤 국가든 미래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주브린 회장이 한국의 우주 미래에 주목하는 것은 원자력 기술 때문이다. 원자력 엔진의 추진력은 기존 화학연료 기반 엔진보다 훨씬 강해 우주탐사 기간을 절반 이상 단축한다. 또 화성이나 달에 기지를 건설하는 단계가 되면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그는 “한국인들은 자동차, 전자 제품부터 원자로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고 구현하는 국민임을 보여줬다”며 “우주에 영구 인간 기지를 건설하는 데는 원자로가 필수이기 때문에 국제 우주사업에서 한국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주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범 정부를 아우르는 우주정책 총괄 기구와 민간 스타트업 육성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브린 회장은 “우주개발이 더욱 탄력을 받으려면 미국 등 우주 선진국의 민간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브린 회장은 다음 달 15~16일 ‘대한민국 신성장 전략:담대한 도전-우주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열리는 서울경제의 ‘서울포럼 2022’에서 기조강연을 한다.
서울포럼 2022 둘째 날 특별강연을 하는 파스칼 에렌프로인드 국제우주연맹(IAF) 회장은 “지난 10년간 전 세계 1700개가 넘는 우주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등 우주산업에 돈이 몰리고 있다”며 “우주산업 초기 단계인 한국은 정부 예산과 민간 자본을 합친 민관합작투자사업(PPP)을 추진하는 등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프로그램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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