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한은은 올 들어 2월과 5월 0.25% 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를 내린 바 있으나 이달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한은이 금리를 묶은 것은 최근 주택 거래량 상승으로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집값이 뛰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지난해 8월보다 빨라 경계감이 심하다”며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대심리를 안정시키고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게 중요한 정책 우선순위”라고 금리 동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가 내놓은 6·27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살펴봐야 한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정부는 최근 수도권 주택의 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집값 소방수로 나선 상황에서 금리를 끌어내려 정책 엇박자를 낼 수는 없다는 의미다.
실제 정부 대책 발표 이후 7월 첫째 주(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은 0.29%에 그치면서 직전 주(0.40%) 대비 0.11%포인트 줄어 2주째 둔화세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소비와 성장을 많이 제약하는 임계 수준에 와 있다”며 “정부가 과감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한 것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다만 성장 하방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전반적인 금리 인하 기조는 유지해나가기로 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향후 3개월 내 현재 2.5%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금융 업계는 한은이 이달 말 예정된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이에 따른 물가 영향, 집값 및 가계부채 추이를 봐가며 올 8월이나 10월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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