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취임 후 첫 민간 행사인 ‘2022대구세계가스총회(WGC)’를 찾아 “해외 자원 개발에 관한 산업 생태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역대 최단기간인 11일 만에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국가 전략으로 ‘경제안보’를 내세웠다. 이어 이날 처음으로 민간 행사를 찾아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문재인 정부 들어 멈췄던 해외 자원 개발 생태계를 살리겠다고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WGC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이 짧은 기간에 빠른 성장과 도약을 이뤄냈다”며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이러한 발전의 큰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에너지 부문은 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넘어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그 자체가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며 “우리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가 에너지 정책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원전과 재생에너지·천연가스를 합리적으로 믹스해 나가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번 행사는 윤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이후 찾은 첫 대규모 민간 행사다. 이 자리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WGC 공동위원장,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물론 허태수 GS그룹 회장, 칼리드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가스 최고경영자(CEO), 메그 오닐 우드사이드 CEO,존 킨 셰브런 사장 등 세계 에너지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에너지와 원자재 수급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며 “수입선 다변화로 자원 비축을 확대하는 한편 민간이 중심이 되어서 해외 투자의 활력을 높이고 해외 자원 개발에 관한 산업 생태계를 회복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우리 기업이 전 세계에서 자원 개발에 뛰어들 수 있게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을 재확인시킨 것이다. 지난달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해외 자원 개발 촉진을 위한 세제 지원 필요성 등을 국정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2020년 기준 6대 전략 자원 개발률을 보면 일본은 76%, 중국은 65%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8%에 불과할 정도로 에너지 자체 공급망이 쇠약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공급망이 요동치고 가격도 치솟으면서 에너지 안보가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나서 정부가 수입선 다변화로 자원 비축을 확대하고, 민간은 해외 투자의 활력을 높여 해외 자원 개발을 위한 산업 생태계를 회복해 나가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정부는 윤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곧 내놓을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는 에너지 분야 기업·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새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을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총회가 열리는 대구는 로봇, 미래차, 또 첨단 의료 산업의 중심”이라며 “이곳에 머무는 동안 문화도시이자 스마트시티인 대구의 다채로운 매력과 정취에 흠뻑 빠지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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