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년 2개월 만에 관광객 입국을 재개한다는 소식에 국내 항공·여행주가 활기를 띠고 있다. 일본 노선 점유율이 높았던 저가항공사(LCC)와 일본 여행 점유율이 높은 여행 업체의 주가 흐름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은 전일 대비 9.23% 오른 2만 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진에어(272450)는 5거래일 만에 6.19% 올랐으며 티웨이도 5.74%가량 상승 마감했다. 항공 대표 주자인 아시아나항공(020560)(5.01%)과 대한항공(003490)(2.97%)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항공주와 함께 여행주도 상승했다. 하나투어(039130)가 전일 대비 6.02% 상승한 7만 40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참좋은여행(094850)(8.13%), 노랑풍선(104620)(5.48%), 모두투어(080160)(4.79%) 등도 4% 이상 상승 마감했다.
이날 항공·여행주 주가가 급등한 데는 일본이 다음 달부터 관광 목적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한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6월 10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관광 목적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한 것은 2020년 4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다만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당분간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투어(단체 관광)만 허용된다.
6월 8일을 전후로 김포~하네다 노선 운항이 재개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코로나19 이전 연간 205만 명이 이용했던 이 노선은 한일 양국을 오가는 상징적인 노선이다. 일본 입국 시 한국 관광객들의 코로나19 검사나 격리가 면제되는 것 역시 호재로 풀이된다.
일본 노선 점유율이 높았던 저가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흥국증권은 저가항공사 최선호주로 제주항공을 제시했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저가항공사 중 항공기가 가장 많을 뿐 아니라 단일 기종으로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며 “파일럿, 정비 인력 등 비용 효율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값싼 티켓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과거 일본 노선 점유율과 수익성이 가장 높았던 항공사다.
여행주 중에서는 하나투어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크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국가가 일본인 만큼 관광 재개는 당연히 호재가 맞다”면서 “그중에서도 일본 여행 점유율이 높은 하나투어를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했다. 또 “코로나로 폐업한 여행사가 증가했다”며 “1등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하나투어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 관광 재개가 허용되면 (그동안 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며) 당연히 여행사를 찾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며 “여행주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아직 항공·여행주에 대해 핑크빛 미래를 그리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코로나 이전 대비 유가가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병근 연구원은 “항공 이용객이 많아야 비용 전가가 가능한 유류할증료의 특성상 국제 유가가 안정돼야 (항공사들이) 손익분기점(BEP)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 연구원 역시 “일본 쪽 전망은 좋지만 여행주 전반에 대한 실적 개선은 더딜 수 있다”며 “환율 및 유가 상승으로 일본 외 지역에 대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여행 업계 관계자 또한 “일본의 관광 재개는 분명 긍정적”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은 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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