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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1번지 '분당갑'서 맞붙는 벤처 거물…어떻게 신화 일궜나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vs. 국민의힘 안철수

연매출 3000억 웹젠·2000억 안랩 일궈

재산도 3674억·1979억으로 나란히 1,2위

최대주주지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지 오래

지지율은 安이 金 오차범위 밖 크게 앞질러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오전 경기 성남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회사진기자단




6·1 지방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이뤄지는 전국 7개 선거구 중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곳은 단연 ‘분당갑’이다. 정보기술(IT) 벤처 신화의 주역이자 수천억 대 자산가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후보와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맞붙었기 때문이다. 각 후보가 대표직을 지냈던 게임업체 ‘웹젠(069080)’과 보안업체 ‘안랩(053800)’ 모두 분당갑 소속인 IT밸리 판교에 위치해있기도 하다. 정치인 이전에 기업인이었던 두 후보의 화려한 성공신화와 현주소를 살펴봤다.

김병관·안철수는 누구…국내 10대 게임사 ‘웹젠’, 1위 보안업체 ‘안랩’ 일으킨 벤처 신화 주역


웹젠 대표로 재직하던 지난 2011년 당시 김병관 대표의 모습. 사진 제공=웹젠


김 후보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손꼽힌다. 1973년 전라북도 익산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서울대 경영학과 학사·KAIST 산업경영학과 공학석사를 취득한 뒤 지난 1996년 넥슨 인터넷팀 개발팀장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2000년 휴대정보단말기(PDA)에 탑재되는 뉴스앱·채팅앱·게임앱을 개발하는 벤처기업 ‘솔루션홀딩스’를 공동창업했다. 단돈 5000만 원으로 창업한 이 회사는 3년 만인 2003년 NHN에 64억 원에 매각된다.

매각과 동시에 NHN으로 적을 옮긴 김 후보는 웹보드 게임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며 고속승진을 거듭한다. NHN 게임제작실장-한게임 사업부장-게임사업본부 부문장 등을 거쳐 2005년 8월에는 NHN게임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NHN게임즈는 2008년 웹젠 주식의 23.74% 취득해 웹젠 대주주로 올라섰고, 2년 뒤인 2010년 웹젠에 흡수합병됐다. 김 대표는 NHN게임즈 및 웹젠 대표를 거치며 R2, 아크로드 등 흥행작을 다수 론칭했다.

지난 2005년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창립 10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안철수 후보의 모습. 연합뉴스


1962년생인 안 후보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의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며 의사의 길을 걷던 와중 돌연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에 발을 들였다. 1991년 국내 최초 백신 프로그램이자 상용 소프트웨어인 ‘V3’을 개발해 정보보안 업계의 스타로 거듭났다. 이후 1995년 안철수연구소(현 안랩)를 설립해 성공한 벤처기업가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 안철수연구소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KAIST 교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을 지냈다.

金 3674억 vs. 安 1900억 …전체 후보 중 재산 1,2위


두 사람 모두 성공한 기업가답게 1000억 원을 훌쩍 넘는 자산가다. 보궐선거 전체 후보자 가운데 재산 1,2위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김병관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 재산 등록 때 전체 후보자 가운데 1위인 3674억 원을 등록했고, 안철수 후보는 두 번째로 많은 1979억 원을 신고했다.

두 사람의 재산은 대부분 보유 주식 지분평가액으로 구성돼 있다. 김 후보는 웹젠 943만5000주를 비롯해 삼성전자 1만8000주 등 20여 개 기업의 주식 2839억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주식 포트폴리오를 자랑하는 김 후보와 달리 안 후보는 안랩 주식만을 보유하고 있다. 총 186만 주로 신고 당시 1840억 원으로 평가됐다.

기업 규모는…실적은 웹젠, 시총은 안랩 ‘승’


실적 면에선 웹젠이 앞선다. 지난해 기준 웹젠의 매출이 2845억, 영업이익 1029억 원으로 안랩(매출 2073억, 영업이익 229억)을 앞선다.



시가총액의 경우 웹젠이 7380억 원, 안랩이 1조 1125억 원으로 안랩이 더 높다. 다만 안랩이 안 후보의 거취에 따라 주가가 크게 요동치는 ‘정치 테마주’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지난 2월 말만 해도 6500억원 수준이던 안랩의 시가는 지난 3월 24일 2조 원까지 치솟았다. 안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당시 당선인)의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되면서다.

현재 사내 입지는? “둘 다 경영 손 뗀지 오래”


김 후보는 웹젠 지분율 26.72%, 안 후보는 안랩 지분 18.6%을 확보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27일 종가 기준으로 김 후보와 안 후보의 지분평가액은 각각 1976억 원, 2060억 원에 달한다.

다만 경영에선 손을 뗀 지 오래됐다. 김 후보는 지난 2010년 NHN게임즈가 웹젠에 합병된 이후 2012년까지 대표직을 맡았다. 이후에는 경영에서 물러났고, 이사회 의장 직함만 유지하다가 지난 2016년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해당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의장직에서 물러나기 직전인 지난 2016년 초에도 김 후보는 “웹젠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곳으로 현재 김태영 대표가 전적으로 경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 2005년 안랩 CEO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이사회 의장직만 유지하다가 지난 2012년 정계에 입문하면서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안랩 관계자 또한 “안 후보는 예전에 이사회 의장을 그만뒀다"며 "이제 그냥 주주 정도로만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이력, 재산 ‘용호상박’이지만…지역구에서의 판세는 安 압도적


安 56.1% vs. 金 28.2%(5월 23일~24일, 한국리서치)

安 62.3% vs. 金32.4%(기간 상동,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이번 선거에서는 안 후보의 승리가 유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분당갑이 전통적인 ‘보수 텃밭’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때 김 후보자가 승리한 사례를 제외하곤 20여년 간 각종 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의 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3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지지표가 많았다.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경기도에서 45.62%를 득표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50.94%)에 5.32%포인트 뒤졌지만, 분당구에서는 12.56%포인트(윤 후보 54.58%, 이 후보 42.02%) 앞섰다.

누가 되든 IT通…IT업계가 미래 당선인에 바라는 바는


IT업계에선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돼도 ‘평타’는 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후보 다 IT 전문가인 만큼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진흥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T업계가 추진하는 신사업들을 기존 산업 종사자 혹은 일반 대중이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정치권이 중재자로서 양 진영간 소통의 자리를 더 많이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P2E 게임 등 아직 제도권에 편입되지 못한 신사업에 대해 보다 명확한 규제·진흥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두 후보 모두 IT산업 관련 다양한 진흥책을 내놨다. 판교를 ‘과학기술특구’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안 후보는 △4차산업혁명 기술 클러스터 구축 △판교테크노밸리 청년 캠퍼스(주상복합+구글캠퍼스형) 건립 △미래형 IT 교육센터 신규 설립 등을 공약했다. 김 후보 또한 △판교테크노밸리 정책상품 수출을 위한 전담 조직 신설 △스타트업 재기 지원을 위한 가칭 '실패해도 괜찮아 법' 제정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코딩교육센터 설립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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