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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美, 고령층 다시 일할 좋은 일자리 만들기 쉽지 않다”

팬데믹 이후 일자리 줄며 고령층 조기 은퇴

노동 수급 불균형 발생하며 임금·물가 자극

양질 일자리 만들기 어려워 물가 상승 지속

미국 캘리포니아주 알람브라에서 한 주민이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사기 위해 가게 안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관찰되는 노동 수급 불균형과 이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고령층의 노동시장 이탈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고령층이 노동 시장에서 이탈한 가장 큰 요인이 양질의 일자리 감소인 만큼 좋은 일자리를 만들지 않는 한 물가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30일 한국은행 조사국 오태희 과장과 이솔빈 조사역은 ‘코로나19가 미국 고령층의 노동선택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통해 팬데믹 기간 중 미국에서 발생한 고령층(55~74세)의 대규모 노동시장 이탈과 재진입 지연은 근로여건 변화가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미국 노동 공급 차질의 주요 요인이 고령층의 일자리 재진입 지체라고 보고 노공 공급 행태를 분석했다.

먼저 연금 및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양질의 일자리 축소로 고령자 조기 은퇴가 늘었다. 연구진 분석 결과 직장연금 혜택을 받는 경우 근로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될 확률은 25.8~33.4%포인트 감소했다. 현재 고용주나 본인 사업체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할 경우 해당 근로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될 확률도 각각 9.6%포인트, 8.2%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 자산가격이 급등한 것도 임금 근로자 은퇴에 영향을 끼쳤다. 순자산이 1단위 증가할 때 임금 근로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진입할 확률이 0.97% 증가한 반면 자영업자는 같은 경우 0.97%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대부분은 주식 등 투자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자산이 늘어날수록 경제적 충격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정부 지원금 등 이전소득이나 학력 또는 인종 등이 은퇴에 미친 영향을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인구가 노동시장으로 다시 진입하려면 근로여건이 회복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일자리에서 연금과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임금 근로자로 진입할 확률이 각각 37.8%포인트, 6.1%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 등을 통해 연금을 납입할 수 있으면 자영업 진입 확률은 8.4%포인트 높아졌다.

건강상 우려나 심리적 불안 등 팬데믹 특이요인이 충분히 해소될 경우에도 고령층 고용 회복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도 비경제활동인구 편입 과정에서 발생한 인적자본 손실이나 근로 의욕 감퇴 등이 향후 노동공급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 분석 결과 실업 기간이 짧았던 경우라도 실직으로 인한 고용주나 사업체 변동은 근로소득 손실을 발생시킨다. 또 노동시장 이탈 기간이 1년 늘어나면 임금 근로자로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확률도 0.6%포인트 감소한다.

오 과장은 “고령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할 만한 충분한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은 만큼 미국의 노동수급 불균형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임금·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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