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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인텔 CEO와 '반도체 회동'…민간협력도 속도낸다

한미정상 '동맹 결의' 이어

기업도 공급망 협업방안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공장 시찰을 안내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팻 겔싱어 인텔 CEO. 사진제공=서울경제DB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서울에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반도체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 양국 정상이 공감했던 반도체 동맹에 대해 민간 기업 차원에서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올 들어 외부 행보를 자제하던 이 부회장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사업 확장과 공급망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3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한국을 방문한 겔싱어 CEO와 독대하고 미래 협력 방안을 상의했다. 두 사람은 공식 환담 이후 저녁 식사까지 함께했다. 양국 정상이 반도체 동맹을 결의한 지 열흘도 안 돼 두 나라의 최대 반도체 회사 대표가 회동한 것이다.



실제로 두 회사는 세계 반도체 업계의 대표적인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주요 협력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텔은 삼성전자가 현재 생산하는 각종 가전·PC 제품에 중앙처리장치(CPU)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DDR5(PC·서버용 이중 데이터 전송률 메모리반도체), LPDDR6(모바일 기기용 저전력 이중 데이터 전송률 메모리반도체) 등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를 개발할 때 CPU와의 호환성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 CPU 표준은 사실상 인텔이 주도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에도 인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아이리스 Xe 그래픽’을 탑재했다.

인텔이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비메모리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부문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열려 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재개하더라도 CPU용만 자체 생산하고 칩셋 등 나머지 제품은 삼성전자 등에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겔싱어 CEO도 지난해 1월 실적 발표에서 “특정 기술·제품에 대한 외부 파운드리 사용은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도 점점 빨라질 것으로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20일 평택 공장에서 양국 대통령을 안내한 뒤 21일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팹리스) 퀄컴의 크리스티아누 아몬 CEO도 마주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면담을 통해 삼성전자와 인텔 간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공급망 불안 해소와 차세대 반도체 산업 발전에 이 부회장의 의사 결정 능력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더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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