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판매 플랫폼으로 급성장한 '발란'이 최근 각종 논란에도 성장세를 지속하며 국내·외 벤처캐피탈(VC) 및 사모펀드로부터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란이 다음달 투자 유치 작업을 완료하면 명품 커머스 업체 중 첫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신생 기업)’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발란이 최근 과도한 반품비와 개인정보 유출 등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기도 했지만 월 거래액이 900억원을 넘어서며 올 해 1조 원 이상의 거래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이 뒷받침돼 기관투자가들의 러브콜이 시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늦어도 내달까지 1000억~120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국내 VC를 비롯해 해외 대형 투자 기관들까지 투자 의사를 내비치면서 자금 조달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발란은 공군 장교 출신인 최형록 대표가 명품 유통 구조의 혁신을 기치로 2015년 창업했다. 유럽 현지의 명품 부티크(대규모 도매상)와 계약을 맺고 직거래 플랫폼을 구축, 국내에 현지 소매가보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며 인기를 모았다. 주요 투자자로는 네이버(NAVER(035420)), 다올인베스트먼트(298870),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이번 투자 유치에서 발란의 기업가치는 7000억 원~8000억 원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325억 원의 시리즈B 투자 유치 당시 2500억 원 수준의 몸값을 평가받았던 것에 비하면 1년 만에 3배 가량 기업가치가 솟아 오른 셈이다.
국내 VC들 중에는 기존 투자자인 다올인베스트먼트와 컴퍼니케이(307930)파트너스, 신한캐피탈 등이 각각 50억~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거의 확정한 상황이다. 아울러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파빌리온PE가 신규 투자자로 뭉칫돈을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발란에 투자를 검토 중인 한 VC 관계자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발란이 건실하게 성장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투자자들도 투자를 검토 중” 이라며 "80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신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실제 해외 대형 VC 중 마켓컬리와 당근마켓의 초기 투자자로 국내에 잘 알려진 DST글로벌파트너스가 발란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검토 중이다. 아울러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VC인 세콰이어캐피탈도 발란의 이번 투자 유치에 참여해 기업 가치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외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지만 발란의 가파른 성장세가 확인되면서 투자 유치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순항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발란은 지난 5월 기준 월 거래액이 900억 원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대비 거래 규모가 3배 넘게 증가했다. 국내 명품 판매 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발란의 인지도 역시 급속히 높아져 올 해 연간 거래액이 1조 원을 달성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이와함께 투자자들은 최근 문제가 된 과도한 반품비와 개인정보 유출 등의 악재들은 발란 측의 자정 노력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이 겪는 ‘성장통’ 중 하나로 창업자와 투자가들이 힘을 모아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여서 ‘비온 후 땅이 더 굳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란측은 광고선전비 증가 등으로 지난해 기록한 186억 원의 영업손실 역시 투자 실탄이 늘면서 이른 시기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