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서학개미들은 미국 기술주와 나스닥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판단에 테슬라 등 기술주를 집중 매수했다. 다만 반도체와 나스닥 업종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면서 하락에 베팅하는 서학개미들이 다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8일까지 국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테슬라(TSLA)로 집계됐다. 서학개미들은 일주일 동안 총 1억 2849억 달러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매수했다. 테슬라는 올해 초 주당 1000달러를 넘나들면서 기염을 토했으나 미국 긴축 강화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주가는 크게 내려앉았다. 8일(현지시간) 기준 테슬라는 주당 725.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점차 커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스타 펀드매니저인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 또한 테슬라 주가 하락세를 틈타 5만 주 이상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AAPL)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애플은 올해 초 주당 182달러까지 주가가 상승했으나 미국 긴축 및 경기 침체 우려로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8일 기준 애플은 주당 147.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애플의 낙폭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서학개미들은 일주일 동안 애플을 2972만 달러어치 순매수하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다만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와 나스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학개미들은 ICE 반도체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SOXS)’를 2499만 달러 순매수했다. 반도체 관련 업종의 주가가 추후에도 하락세를 보인다는 것에 베팅한 셈이다. 아울러 나스닥100 지수의 하락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SQQQ)’에도 2030만 달러의 매수세를 집중했다. 두 상품 모두 반도체·나스닥 지수가 하락할 때 3배만큼의 수익률을 얻는 구조인데, 서학개미들은 추후 이들 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외에도 서학개미들은 아마존(AMZN·1374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FT·1052만 달러) 등 다른 미국 기술주에도 큰 관심을 드러냈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원숭이 두창과 관련해 ‘시가 테크놀로지스(SIGA)’도 서학개미들의 관심을 받았다. SIGA는 원숭이 두창이 전세계적으로 퍼진 이후 주당 7달러에 머무르던 주가가 13달러를 터치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후 SIGA는 조정 국면을 맞이하면서 8일 10.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추후 원숭이 두창이 더욱 퍼지는 상황에서 SIGA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한편 해외주식 주간 순매수 상위 종목 15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아이온큐(IONQ)로 집계됐다. IONQ에는 483만 달러어치의 매수세가 몰렸는데, 이 기간 수익률은 10.4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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