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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인도 안 쓰는 10원짜리, 역사 속으로 사라질까[조지원의 BOK리포트]

한은, 방치 주화 첫 실태 조사 진행

10원짜리 동전 10개 중 9개 안 쓰여

1원·5원 동전처럼 창구 발행 중단하나

한은 “사용 중단까지 시간 걸릴 듯”





1966년부터 발행된 10원짜리 동전이 발행 중단의 갈림길에 섰다. 현금 사용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물가마저 오르면서 10원 동전이 설 곳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처음으로 주화 방치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원짜리 동전 10개 중 9개가 사용되지 않을 정도로 활용 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대로 된 돈 취급도 받지 못하는데 매년 발행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1원과 5원 동전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15일 한은이 발표한 ‘2021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계가 보유 중인 동전 가운데 일상에서 사용되지 않고 방치된 주화 비중은 76.9%(금액 기준)로 나타났다. 방치된 주화 금액은 9564원으로 일상거래를 위한 동전(2877원)보다 3.3배 많다. 특히 액면 가치가 낮은 50원화와 10원화는 방치된 동전 비율이 각각 89.6%, 89.7%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50원과 10원 동전은 10개 중 9개가 버려진 상태라는 것이다. 전체 방치 주화의 절반이 10원짜리 동전이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현금을 많이 사용하는 전통시장이나 기업형 슈퍼마켓, 편의점에서도 10원 동전은 환영받지 못한다. 거스름돈으로 쓸 일이 없다 보니 동전을 가지고 있을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특히 전통시장의 거스름돈 동전은 42장으로 슈퍼마켓(1251장)이나 편의점(394장) 대비 매우 적다. 모든 종류의 동전 보유량이 줄었는데 10원짜리 동전 보유액이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했다. 편의점의 10원 보유액은 전년 대비 11.3% 줄었고, 슈퍼마켓과 전통시장은 각각 9.1%와 5.2%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3년마다 진행하는 현금사용행태 조사에서 주화 방치 실태까지 살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치율을 점검해 추후 동전 발행량을 조절하기로 한 만큼 이번 조사가 10원 발행 중단의 첫걸음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동전 방치율이 높으면 환수를 한 뒤 이를 다시 발행할 가능성이 떨어진다”라며 “그동안 코로나19로 현금을 사용하지 못한 상황도 있다 보니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만큼 당분간 보유하고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재발행 가능성이 없다면 순차적으로 폐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새 10원 동전이 유통되기 시작한 2006년 12월 18일 한국은행 화폐교환창구에서 한 시민 새 동전을 살펴보고 있다. 이호재 기자.




10원은 화폐 가치보다 제조원가가 비싸 만들수록 손해이기 때문에 발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06년부터 발행되고 있는 현용 10원 동전은 지름 18㎜, 무게 1.22g으로 구리를 씌운 알루미늄(구리 48%·알루미늄 52%) 소재를 쓴다. 개별 화폐 제조 단가는 기밀 사항으로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1개당 20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국민 화폐 사용 만족도 조사에서도 10원 동전에 대한 만족도는 가장 낮다. 환수율도 낮은 수준이라 매년 돈을 들여 동전을 새로 찍더라도 대부분은 사라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10원 동전이 사라지면 최소 화폐단위가 10원에서 50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트에서 910원이나 920원 단위로 팔던 물건 가격이 950원이나 1000원이 되는 과정에서 물가가 오른다는 것이다. 다만 10원 동전을 발행하지 않더라도 즉시 10원 단위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만큼 이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현재도 1원이나 5원 주화는 한은이 창구 발행을 중단했어도 여전히 화폐로서 가치가 있다. 지금도 휘발유 등 여러 품목에서 1원 단위의 가격 책정이 이뤄지고 있다. 실물 화폐만 사라질 뿐 거래 단위로는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 앞 / 연합뉴스


한은 내부에서는 10원과 함께 1원과 5원 동전의 액면 폐지와 새로운 은행권 도입에 대한 중장기적인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나라 화폐 체계는 은행권(지폐) 4종과 주화(동전) 6종으로 구성돼 있는데 동전이 많고 지폐가 부족해 경계면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원과 5원은 2005년 이후 유통 목적으로 발행되지 않지만 현용주화로 포함된다.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가치가 낮은 지폐가 거스름돈으로 취급돼 1000원을 동전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지폐 3종, 동전 7종으로 불균형이 발생하므로 새로운 체제를 논의할 시기가 됐다는 것이다.

10원 동전이 사라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먼저 10원 동전 사용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한 뒤 발행량을 서서히 줄이고 나서 일상 거래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면 1원이나 5원처럼 창구 발행을 중지하는 절차를 밟기 때문이다. 이후 유통된 물량마저 사용되지 않으면 10원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한은은 10원 동전의 창구 발행 중단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당분간은 10원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10원 동전이 사용되지 않는 상황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화폐 단위는 물가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물가에도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조지원의 BOK리포트’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경제학계 전반의 소식을 전하는 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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