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스텝’에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이 폭락했다. 비트코인은 마지막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2만 달러도 위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크립톤 겨울이 더 빨라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17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평균 거래 가격은 이날 오후 5시 40분 기준 2만 1136달러를 기록했다. 직전 24시간 대비 2.64% 하락했다. 이날 한때 2만 달러 붕괴 직전인 2만 265달러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종가 기준 최고가인 지난해 11월 8일의 6만 7567달러와 비교하면 70%나 떨어졌다. 불과 7개월 만에 시가총액은 8884억 달러(약 1144조 원)가 증발했다. 이더리움 가격도 이날 한때 1059달러까지 추락해 1000달러 선이 위태롭다.
암호화폐 가격 급락은 미국 등 선진국의 잇단 금리 인상에 각종 사건 사고가 ‘겹악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15일 28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다음날 영국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7월 11년 만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주요국의 멈추지 않는 금리 인상에 대표적 위험자산인 암호화폐 투심은 얼어붙었다.
5월의 ‘루나 사태’ 여파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암호화폐 대출 업체인 셀시어스는 12일 “극한의 시장 상황에 계좌 간 모든 인출과 이체, 스와프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급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코인런(대량 인출)’이 잇따르자 셀시어스가 지급 불능 상태에 이르렀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가운데 텍사스 등 미국 주 정부들은 조사에 들어갔다. 맡겨둔 암호화폐를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확산되며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약 3시간 동안 비트코인 인출이 돌연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영국 암호화폐 기업 블록의 애널리스트 마르쿠스 소티리우는 “비트코인이 2만 달러를 밑돌 경우 옵션 등 파생상품 유동화가 발생하며 가격이 더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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