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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따갑게 울린 ‘긴급재난문자’로 年 2700억 아꼈다

서울시립대 연구팀 경제성 분석

9년간 연평균 30억 들여 2765건

발송 회당 피해복구비 1억 절감

제12호 태풍 ‘오마이스’가 울산을 지나간 2021년 8월 24일 중구 태화시장이 많은 비로 침수돼 상인들이 흙탕물을 씻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깜짝 놀랄 정도로 귀가 따갑게 울렸던 긴급재난문자가 연간 2700억 원의 자연재해 피해 복구비를 아끼는 효과를 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적은 비용으로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해 태풍·폭염 등 자연재해에 미리 대비해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되면서 경제성이 입증됐다는 것이다.

17일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와 조하영 서울시립대 경제학 박사는 ‘긴급재난문자의 경제성 분석’ 논문을 통해 “각 시군구에서 자연재해 관련 긴급재난문자를 1회 더 보내면 자연재해 피해 복구비가 약 1억 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긴급재난문자 송출 건수를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연간 2700억 원의 피해 복구비가 줄어든다. 국내에서 긴급재난문자의 경제성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긴급재난문자 서비스는 태풍·지진·홍수·산사태·미세먼지·감염병 등 각종 사회·재난이 발생했거나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 신속하게 재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도입됐다. 2004년 12월 경기도와 강원도에 시범 시행하다가 2005년 5월부터 전국 송출 체계를 구축했다. 긴급재난문자 발송 횟수는 2012년 342건, 2013년 388건 수준이었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5만 4749건과 2021년 3만 775건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 관련 재난문자를 제외하더라도 각 기초자치단체에서 자연 재난과 관련한 문자 송출 횟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연구진은 태풍·폭우·대설·폭염·풍랑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복구에 상당 비용과 시간·인력이 투입되는 만큼 긴급재난문자로 피해 복구비가 감소한 정도를 편익으로 상정했다. 긴급재난문자는 기존 통신망을 이용하는 만큼 발송 비용을 구분하기 쉽지 않았지만 기업의 대량 전송 서비스 문자 단가인 건당 5~7원으로 가정했다. 분석 결과 2011~2019년 각 시군구에서 연평균 2765건의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는데 이로 인해 재해 복구비가 연간 2700억 원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각 시군구의 피해 복구비가 연평균 8000억 원인 만큼 상당한 편익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20억~30억 원에 그쳤다. 이번 분석에 미세먼지나 감염병 관련 문자는 포함하지 않았다.

송 교수는 “긴급재난문자를 받고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편익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국내에서 긴급재난문자의 효과성을 다룬 연구가 없는 만큼 처음 비용과 편익을 산출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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