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로 지난해 대(對) 미국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3년 만에 늘었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중동 경상수지 적자는 큰 폭으로 확대됐고 대 반도체 장비 수입으로 일본 대상 적자도 증가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지역별 국제수지’에 따르면 대미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대비 121억 6000만 달러 증가한 449억 6000만 달러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상품수출이 1142억 6000만 달러로 늘어난 영향이다. 해상 운임 상승으로 서비스수지 적자는 44억 8000만 달러로 줄면서 2005년(-33억 달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중 경상수지 흑자도 63억 6000만 달러 증가한 236억 1000만 달러로 2018년 이후 3년 만에 전년 대비 흑자 폭이 확대됐다. 수출이 반도체·정보통신기기 등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24.6% 늘고 수입이 화공품을 중심으로 27.2% 증가하면서 상품수지 흑자는 153억 3000만 달러로 소폭 확대에 그쳤다. 다만 운임 상승으로 서비스수지 흑자가 37억 2000만 달러를 달성했고 배당수입 등으로 본원소득수지도 45억 1000만 달러를 확보했다.
동남아 대상 경상수지 흑자는 1020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28억 5000만 달러 증가해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반도체·정보통신기기 등을 중심으로 상품수출이 1705억 2000만 달러로 대폭 증가한 영향이다. 서비스수지도 화물 운임 상승으로 역대 최대인 58억 3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유럽연합(EU) 대상으로는 12억 7000만 달러의 흑자를 내면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전년보다 71억 8000만 달러 증가했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으로 중동에 대한 경상수지 적자는 480억 달러로 2020년(-282억 6000만 달러) 대비 197억 5000만 달러 늘었다.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이 증가하면서 상품수지 적자가 472억 1000만 달러로 증가한 영향이다. 원유도입단가는 2020년 배럴당 45.4달러에서 지난해 69.8달러로 53.9%나 올랐다. 대일 경상수지 적자는 221억 4000만 달러로 19억 2000만 달러 늘었다. 상품수입이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을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상품수지 적자가 177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금융계정을 살펴보면 미국에 대한 해외직접 투자는 264억 6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동남아 직접투자도 103억 6000만 달러로 역대 1위다. 지난해 해외 증권투자도 증가했다. 특히 미국 주식 투자가 542억 4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 호조가 지속되면서 미국 주식 투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해외채권투자는 EU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EU에 대한 증권투자 규모는 98억 3000만 달러로 2020년(40억 5000만 달러) 대비 증가했다. 반면 중국에 대한 증권투자는 29억 달러에서 20억 9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등으로 149억 5000만 달러 감소했다. 미국 투자자를 중심으로 줄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채권 투자는 737억 5000만 달러로 대폭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채권 투자는 양호한 국내 경제 기초여건 및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 등으로 EU 및 미국 투자자 등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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