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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의 '인사혁신'.. 산업부 1급 직원 절반 교체한다[양철민의 경알못]

실장급 10명 중 5명 '교체카드' 유력

한달넘게 공석인 에너지실장.. '파격인사' 전망

늦춰지는 인사에.. 일부 직원 '사보타주' 우려도

장관이 '오너'가 아닌데.. 혁신안 뿌리 내릴지 의문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산업부의 실장급(고공단 가급·1급) 인사 중 절반 가량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교체를 조만간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중앙부처 중 1급 직원이 10명으로 가장 많으며, 이 중 대통령실에 파견된 강경성 전 에너지산업실장을 제외하면 현재 보직을 맡고 있는 실장급은 9명이다. 이 장관은 이 중 과반에 달하는 5명의 인원을 교체해 조직 전반에 ‘혁신’ 분위기를 불어넣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산업부 내에서는 15년간의 공직생활 이후 20년 넘게 교수로 일했던 이 장관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2000년대 들어 민간으로 이직한 직원들이 늘어나는 등 공직사회의 분위기가 이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혁신책이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산업부 1급 인사가 이 장관 취임 후 한달 반이 지났음에도 단행되지 않고 있어, 보직 이동을 앞둔 직원들의 ‘사보타주’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1급 절반 교체.. 이창양의 ‘혁신’ 승부수


27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조만간 산업부 내 1급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이 현재 원전 수출을 위한 해외 출장 일정을 소화 중이라는 점에서 이르면 내주 관련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이 장관은 이 중 한달 넘게 공석인 에너지산업실장에 국장급(고공단 나급·2급)에서도 아직 중진으로 분류되는 40회(행정고시 기준) 인사를 전격 발탁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해당 국장을 에너지산업실장 직무대리로 우선 임명한 후 정식 발령내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국장은 산업부 내 최고 에너지 전문가로, 선·후배들 사이에서 신망도 두터워 파격 인사에 따른 별도 잡음은 없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끌고 있는 통상본부 소속 1급 인사의 교체폭도 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년간 산업부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 사이에서는 ‘불협화음’이 종종 노출됐으나, 이 장관과 안 본부장은 교수 시절 두터운 친분을 바탕으로 역대 ‘산업부장관-통상교섭본부장’ 중 최고의 ‘케미’를 자랑 중이다. 통상교섭본부 1급 인사에서도 안 본부장의 의중이 십분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직원들이 최소 2~3년은 한 부서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인사혁신안도 마련중이다. 이 장관은 앞서 취임사를 통해 “우리 모두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며 이 같은 인사 혁신안 마련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고시 출신들이 번갈아 맡던 인사팀장 보직을, 비고시 출신이 맡도록 하며 ‘관습 타파’라는 인사방침 기조를 확실히 드러내기도 했다.

혁신안 뿌리내리려면 몇년 걸려.. 장관 임기내 가능할까




다만 이 같은 인사 혁신안에 대해 산업부 내에서는 갖가지 우려가 나온다. 우선 한 부서에서 최소 2~3년을 근무하도록 한 것에 대해, 원전국 등 일부 기피 부서에 대한 ‘인센티브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직원들의 사기 저하가 우려된다. 실제 원전국은 올 초 산업부 인사 평가에서 하위 등급인 ‘C 등급’을 받았다.

원전국은 최근 몇년간 검찰 수사 및 정치적 논란 등으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보상은 제대로 못받는다’는 내부 불만때문에 높은 등급을 주는 것이 관례였지만, 올해 만큼은 이 같은 관례가 지켜지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국의 경우 지난 5년간 ‘탈원전’ 정책에 따라, 각종 정책에 대한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해 정량평가 점수가 낮았던 것이 C등급을 받은 이유로 전해졌다. 해외 유학이나 파견 등에서도 원전국 소속 직원들은 일종의 ‘가점’을 받았지만, 정치적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최근에는 그 같은 인센티브도 별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산업부 내에서는 원전국 기피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문승욱 전 장관은 이 같은 인사평가 결과를 보고 받은 후 “고생하는 원전국 직원들이 이 같은 등급을 받게 할 수 없다”며 인사평가 등급을 한단계 높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오너’와 달리 정무직인 장관은 언제든 교체될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인사혁신책이 계속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장관은 인수위 시절 윤석열 대통령에게 산업 관련 정책을 직접 조언하는 등 현 정권내에서 영향력이 상당한 ‘실세 관료’로 분류되지만, 장관직을 언제까지 맡을 지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산업부 인사가 늦어지면서 국정감사 등 주요 현안에 제대로 대처를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8월말부터는 산업부가 국회 국정감사 대비 모드에 돌입해야 하지만, 실장 인사 후 국·과장 인사가 순차 단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8월 초에나 인사 셋팅이 완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산업부는 신규 반도체 혁신전략 공개 외에 원전 활성화 및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이슈 대응 등 여느부처 할 일이 많다”며 “이 장관의 ‘인사혁신’이 제대로 뿌리 내리려면 최소 1년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관련 혼란기를 얼마나 잘 대처할 지 여부가 인사혁신안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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