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GS25와 CU가 올해 수출 1000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나란히 예고했다. 한류 열풍 속에 한국 편의점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해외에서 높아지면서 이들의 자체 제작(PB) 상품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덕분이다. 이에 각 편의점은 PB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현지 업체를 인수하는 한편 현지 추가 출점 속도도 높이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는 올해 수출 목표로 1000만 달러를 내놓았다. 지난 2019년 수출액(210만 달러)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약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CU 역시 올해 연말까지 수출 실적이 1000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이 역시 3년 전과 비교해 8배 이상 늘어난 목표치다.
국내 편의점이 당초 해외로 눈을 돌린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 마련을 위해서였다. 국내에서는 근접 출점 제한 등으로 신규 점포를 내기가 쉽지 않을 뿐 더러 이커머스 업체들의 폭발적 성장도 위협적이었다. 이에 GS25는 수제맥주, 용기면, 수출 전용 만두 등 자체상표(PB) 상품들의 해외 판로를 넓히기 시작했다. 지난 2019년 아시아 지역 14개국을 시작으로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서방 국가로 수출국을 확대해 30개국 이상까지 늘렸다.
GS25가 카브루와 공동으로 개발한 수제맥주 경복궁의 경우 2019년 세계 3대 맥주 품평회인 인터내셔널비어컵에서 금상을 받고 명품 수제맥주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이 덕분에 GS25는 현재 독일, 영국, 호주, 일본 등 소위 ‘맥주 강국’ 13곳에 수제맥주를 수출 중이다. CU 역시 미국, 중국, 코트디부아르, 키르기스스탄 등 20여 개 국가에 라면, 과자, 음료 등 PB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닭갈비, 김치 볶음밥, 토스트, 핫도그 등 한류 콘텐츠를 통해 현지에 소개된 한국 식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15년 말레이시아에 PB과자와 도시락용 김 등을 편의점 업계 최초로 수출한 데 이어 글로벌 세븐일레븐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 길을 넓히고 있다. 이마트(139480)24는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매운 음식 시리즈 ‘고스트페퍼’를 출시했고, ‘아임이(I'm e)’, ‘민생’을 비롯해 국내 상품 400여 종을 판매 중이다.
편의점들은 사업 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 수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GS25는 지난 2020년 조직된 해외소싱팀의 수출 업무를 강화하고 베트남과 몽골 내 직접 수출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CU는 운영사 BGF리테일(282330)이 지난해 주류수출입업 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다음 달부터 차별화 된 맥주를 본격적으로 수출할 방침이다. 우선 몽골과 말레이시아에서 ‘곰양말(곰표·백양·말표)' 맥주와 막걸리 등 국내 주류업체 제조사의 판로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원휘연 BGF리테일 글로벌트레이딩팀장은 “한국 편의점의 상품 및 브랜드 파워가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 받으며 수출 규모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편의점을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고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도와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007070)의 김은주 수출입파트장은 “K컬쳐, K푸드의 전세계적인 열풍을 등에 업고 대표 K편의점인 GS25가 내수 유통 강자를 뛰어 넘어 주요 수출 유통 기업으로 발돋움하며 세계로 뻗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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