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은행 1호’인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일정에 닻을 올려 침체된 IPO 시장의 투자심리를 북돋울지 주목된다. 8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에 출사표를 던지면 8월 중 코스피 입성을 공언한 쏘카, 대기표를 받아놓은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IPO 시장에 대어(大魚)들이 돌아오며 분위기 반전도 가능하다는 기대가 벌써부터 나온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30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상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주 거래소 측과 상장 신청을 위한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며 “이달 말까지 (케이뱅크가) 예비 심사를 신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005940)·JP모건·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삼성증권(016360)이다.
케이뱅크 측은 거래소 심사부터 IPO 완료까지 통상 4개월가량이 걸리는 것을 고려해 11월까지는 상장을 완료할 방침이다. 기관투자가들이 11월 하순이면 ‘북 클로징(book closing·장부 마감)’에 들어가 대형 공모주가 IPO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측면을 고려한 일정이다.
2017년 출범한 국내 첫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2019년 KT(030200)에 대한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로 성장이 정체됐지만 2020년 BC카드를 최대주주로 맞이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와 맺은 실명 계좌 제휴로 예금 잔액이 올해 1분기 말 11조 5400억 원까지 급증했다. 케이뱅크는 올 1분기에 지난해 전체 순이익(225억 원)을 웃도는 245억 원의 순익을 올려 실적도 본격적인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가 IPO에 속도를 내는 데는 재무적투자자(FI)들과 2026년까지 상장을 완료하기로 약속한 것을 조기에 이행하는 측면도 있다. 지난해 7월 케이뱅크는 유상증자를 통해 MBK파트너스·베인캐피탈·신한자산운용 등에서 약 1조 2000억 원을 조달했는데 케이뱅크의 최대주주인 BC카드는 2026년까지 상장이 이뤄지지 못하면 FI의 일부 지분을 되사주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케이뱅크의 적정 몸값을 6조 원이라고 평가한 바 있어 상장 후 케이뱅크의 시가총액은 7조~8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케이뱅크가 증시 입성에 공식 신호탄을 올리면 냉각된 코스피 IPO 시장의 투자 분위기도 점차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플랜트 정비 솔루션 기업인 수산인더스트리와 국내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인 쏘카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 신고서를 제출해 각각 7월과 8월 기관 수요예측 및 일반청약이 진행된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쏘카의 예상 시가총액은 1조 1400억~1조 5100억 원이며 수산인더스트리는 5000억~6157억 원이다.
부동산 리츠를 제외하면 올해 코스피 상장 기업은 1월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유일하며 현대엔지니어링과 SK쉴더스·원스토어·태림페이퍼 등은 코스피 입성을 시도했다 증시 침체와 고평가 논란 등이 겹치면서 IPO를 줄줄이 철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막바지여서 하반기에 코스피 진입을 시도하며 케이뱅크와 함께 시장을 달굴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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