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최대 전력수요가 역대 최대치인 95.7GW에 달하고 전력 예비력은 최근 5년새 최저치인 5.2GW에 불과할 전망이다. 전력공급 능력은 예년 수준인 100.9GW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돼 올 여름 ‘블랙아웃(대정전)’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30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확정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에 따르면 올 여름은 평년 대비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최대 전력 수요는 91.7~95.7GW로 전망됐다. 지난해 최대 전력수요가 91.1GW라는 점에서 원전 4기(원전 1기 발전량 1GW로 가정) 정도의 발전이 전년 대비 필요한 셈이다.
문제는 올 여름 전력공급 능력이 노후석탄 발전소 폐지 및 각 발전소 정비 일정 등으로 전년(100.7GW) 대비 0.2GW 늘어나는데 그쳤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올 여름 전력 예비력은 최저 5.2GW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력예비력이 5.5GW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전력수급비상단계’가 발동된다. 실제 전력수급비상단계가 올 여름 발동될 경우 2013년 8월 이후 9년여 만이다. 전력 수급 비상 단계가 발동되면 각 가정이나 사무실의 냉난방 설비 가동이 중단되며 최소한의 조명을 제외한 나머지 조명은 모두 꺼야 한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전력 수요 급증시 가동 가능한 ‘추가 예비자원’ 9.2GW를 확보했다. 또 자발적 수요감축, 신한울 1호기 등 신규설비 시운전, 발전기 출력 상향 등을 단계별로 가동해 예비력을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글로벌 연료 수급난에 대비해 석탄, LNG 등 발전용 연료의 물량을 대거 확보해 놓았으며 전력수급상황실을 상시 운영하는 등 공급 부문에서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280개 공공기관의 실내 적정온도 준수와 조명 부분 소등 등 수요관리도 병행한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올 여름철 전력수급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비상한 각오로 전력수급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산업계의 경우 8월 2주 전후로 휴가를 분산하고 가정과 상업시설에서는 적정 실내온도 26℃를 준수하는 등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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