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고 있던 금융자산 약 1조5000억 원이 금융소비자에게 돌아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11일부터 5월 20일까지 6주간 모든 금융권에서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캠페인을 한 결과 금융 소비자들이 256만 개 계좌에서 1조5000억 원을 찾아갔다고 4일 밝혔다. 지난 2019년에 실시한 캠페인 실적 1조4000억 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유형별 환급 실석에 따르면 보험금이 7822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휴면성 증권이 4320억 원, 예·적금이 2590억 원, 미사용 카드 포인트가 219억 원, 신탁이 20억 권 순이었다. 보험금은 중도보험금, 만기보험금 등 장기 미거래 보험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채널별로는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환급이 9480억 원(63.3%)으로 가장 많았다. 영업점·고객센터에서는 5493억 원(36.7%)을 돌려줬다. 2019년 캠페인에서는 영업점·고객센터를 통한 환급 실적이 전체의 94.8%를 차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거래가 보편화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자산을 찾아간 연령은 60대 이상 고령층이 전체의 45%로 가장 많았다. 50대(27.6%), 40대(16.1%), 30대(8.2%), 20대 이하(3.1%) 순이었다.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 오픈뱅킹 등 금융자산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홍보가 잘 돼 고령층도 시스템 사용에 불편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전히 상당 규모의 숨은 금융자산이 남아있는 만큼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조회대상인 개인 명의계좌에 이어 법인 명의 계좌까지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에 조회 가능하도록 추진한다. 현재 잔고 50만 원 이하의 일 년 이상 미사용계좌에 한해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에서 잔고이전·계좌해지할 수 있는 데서 잔고 100만 원 이하로 한도를 올린다.
금융사들과 함께 진행하는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캠페인 대상의 범위를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금융 당국은 2019년 11월 휴면·장기 미거래 금융자산, 지난 4월 미사용 카드 포인트까지 확대해 자산 환급 효과를 끌어올렸다. 금융소비자 보호실태평가 항목에 휴면 금융자산의 환급 실적을 계량지표로 추가해 금융사의 자발적인 환급도 유도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은 “캠페인 기간 중 SMS 알림톡, 이메일, 앱푸시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약 390만 명의 금융 소비자에게 숨은 금융자산 조회 방법 안내 등 대고객 개별 안내를 실시했다”며 “금융기관이 선제적으로 숨은 금융자산의 발생을 예방하고 금융소비자의 환급을 독려한 선순환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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