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회복세를 보이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올해들어 다시 꺾이고 있다. 5월 판매량은 최근 10년 간 두번째로 1억 대 미만을 기록했다. 중국 봉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금리 인상 등 경기 악재가 줄을 잇는 탓이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2분기 삼성전자(005930) MX(모바일경험)부문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5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9600만대로 전월 보다 4%,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 11개월 연속 감소한 결과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2020년 5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급격히 감소하며 판매량 1억대가 무너졌지만 이후 V자형 회복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봉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급 차질과 수요 감소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디렉터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포함한 불필요한 구매를 미루고 있다”며 “달러화 강세가 신흥국에도 타격을 줘 세계적으로 비관적인 소비 심리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룬 미슈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봉쇄와 장기화된 경기 침체가 중국내 수요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이 더해져 동유럽 수요에 타격을 주고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3분기에도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지부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3% 줄어든 13억57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스마트폰 시장 축소로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스마트폰 7400만 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줄어든 수치다. 수요 감소를 예상치 못해 재고 수준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번주 내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반도체·모바일 양 부분에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제조사들의 재고가 늘고 있고 여름 내내 판매량 회복이 힘들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14 출시 전까지는 개선이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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