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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3조 대어' WCP와 IPO 충돌 피한다

2분기 실적 증권신고서 포함 겨냥

내달 중순 이후로 청약 연기 검토

증시 침체속 동시 상장 부담 영향도

WCP, LG엔솔 록업해제 수혜 전망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쏘카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일정이 8월 초순으로 똑같이 겹친 더블유씨피(WCP)와 정면충돌을 피하는 쪽으로 방침을 세웠다. 쏘카가 올해 2분기 실적까지 공모가에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면서 일반 청약 등 IPO 시점을 8월 중순 이후로 연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전기차배터리 소재 전문 업체로 3조 원대 몸값에 도전하는 WCP의 IPO 흥행에 청신호가 울리게 됐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다음 달 1~2일로 계획한 수요예측과 8월 8~9일로 잡아뒀던 일반 청약 일정을 모두 연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쏘카의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삼성증권(016360)이 맡고 있다.

쏘카가 IPO 일정 연기를 고심하는 것은 올해 2분기 실적을 증권신고서에 포함하는 것이 성공적 상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반기보고서 제출 기한인 8월 중순 이후로 쏘카의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등이 미뤄질 수 있다.

쏘카는 지난달 24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희망 공모가를 3만 4000~4만 5000원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지난해 2·3·4분기와 올해 1분기까지 실적을 반영해 산출했다. 공모가 산정 시 일반적으로 최근 4개 분기의 실적을 기준으로 한다. 쏘카의 핵심 관계자는 “1분기는 차량 이동량이 적은 비수기인데 특히 3월은 코로나19 확산세도 강했던 터라 2분기 실적을 반영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라며 “가장 최근 실적을 포함하는 것이 회사를 투자자들에게 정확히 소개하는 것이어서 상장 일정을 일부 연기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IB업계 일각에서는 쏘카가 WCP와 중복된 IPO 일정을 염두에 두면서 수요예측과 청약 일정을 미룬다는 해석도 제기한다. 공교롭게 WCP는 8월 1~2일 수요예측, 8월 8~9일 일반 청약을 진행하겠다고 이달 7일 밝혔다. 쏘카의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1조 5136억 원에 달하는데 WCP가 IPO 흥행을 놓고 정면 승부로 일정을 확정한 것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모 규모가 큰 회사들의 경우 수요예측·일반청약 일정이 겹치면 주관사들이 협의를 통해 IPO 계획을 조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시 침체 속에 시중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어 ‘적자 성장주’인 쏘카는 WCP와의 ‘맞대결’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쏘카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2890억 원을 기록했지만 21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WCP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5.8% 늘어난 1855억 원, 영업이익은 314.5% 급증한 405억 원을 각각 나타내 공모가 기준 시총을 2조 7208억 원에서 3조 3636억으로 제시했다. 쏘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WCP와 IPO 일정이 겹쳐 스케줄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쏘카의 공모 일정이 미뤄지면 WCP는 적잖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기관 보호예수 물량이 이달 27일부터 풀려 기관들의 자금 사정이 호전되는데 이에 따른 혜택을 가장 먼저 볼 수 있어서다. 증시에서는 LG엔솔의 기관 매물 규모가 3조~4조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한다. WCP는 국내 2차전지 분리막 생산 2위 업체로 LG엔솔과 연관성도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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