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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 덮친 수출기업…재고자산 석달새 20兆 폭증

◆상위 20개사 재고자산 170조 돌파

1분기 13%↑…올 200조 넘을 듯

매출 증가세 격차 갈수록 벌어져

재고누적 → 투자감소 → 침체 우려





국내 상위 20개 기업의 재고자산이 최근 3개월간 20조 원 늘면서 17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각 기업들의 창고에 재고가 대량으로 쌓이고 있는 셈이다. 재고가 누적되면 투자 감소→고용 감소→경기 침체→재고 누적이라는 악순환이 고리가 형성될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서울경제가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상위 20개 기업(금융사와 재고자산 5000억 원 이하 기업 제외)의 1분기 기준 재고자산을 파악한 결과 총 172조 26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2조 921억 원이었던 이들 기업의 재고자산은 3개월 만에 20조 1681억원(13.26%) 늘었다.

이들 기업의 재고자산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대체로 10% 안팎의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1년 만에 33.79%(113조 6822억 원→152조 921억 원)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첫 분기에 13% 이상 증가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이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이들 기업의 올해 재고자산은 사상 처음으로 200조 원을 넘어 230조 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고자산 증가가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매출 증가세는 재고 증가세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데 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던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1.11%, -4.63%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재고자산은 17.3%, 4.10%씩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기대감 속에 22.79%의 매출 증가가 이뤄졌지만 재고자산은 그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33.79%나 늘었다. 매출액 대비 재고자산 비율(재고율)은 2018년 10.05%, 2019년 11.92%, 2020년 13.01%, 2021년 14.18%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올해는 재고자산 증가 속도가 더욱 가파른 데다 각종 글로벌 악재로 기업 매출 증가 폭이 제한적이거나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 자칫 재고율이 20% 가까이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들 기업의 재고자산은 규모와 증가 속도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가전제품 제조사들은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큰 폭으로 쌓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지난해 출하량(2억 1353만 7000대)보다 2.22% 감소한 2억 879만 4000대로 예상된다. 반도체·배터리 업계 등도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재 재고를 대폭 늘리면서 창고를 채워가는 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41조 3844억 원이었던 재고자산이 올 1분기 47조 5907억 원으로 3개월 만에 6조 2063억 원(15.00%) 늘었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8조 9166억 원에서 10조 3926억 원으로 1조 4760억 원(16.55%)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 23.55%, LG화학 12.42%, 셀트리온 25.34%, LG전자 4.72% 등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재고자산이 이 기간 52.25%나 급증했는데 유가 급등으로 재고자산의 가치가 높아진 탓으로 해석된다.

재고자산은 경기가 좋을 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늘리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증가하고 있어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판매량이 줄고 이에 따라 재고가 늘어나는 경우 공장 가동률 하락, 실적 악화, 기업가치 훼손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나친 재고 누적은 기업의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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