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제 ‘부루펜’으로 유명한 삼일제약(000520)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도전한다. 올 초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때 부루펜으로 큰 폭의 매출 상승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전공 분야’인 안과약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일제약은 올 하반기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을 노리고 있다. 미국 제약사 앨러간과 계약해 지난해 상반기부터 국내 독점 판매하고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스타시스’ 판매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약은 지난해 세계에서 13억 달러 어치가 팔린 세계 1위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지난해 국내에서 60억 원 가량 판매됐다. 업계에서는 올해나 늦어도 내년에는 1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일제약은 여기에 더해 지난달 24일 ‘레바케이점안액’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획득해 안구건조증 치료제 라인업을 확장했다. 국내 최초의 레바미피드 성분 점안제로 뮤신 분비를 촉진시켜 점막을 보호한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레바케이점안액은 일본의 레바미피드 성분 점안제가 현탁액인 것과는 달리 무색·투명한 형태로 자극감을 개선한 개량 신약”이라며 “국내 안구건조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의 전망도 밝다. 허선재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일제약은 올해 매출 1798억 원, 영업이익 80억 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년 대비 매출은 30.1%, 영업익은 1923.3% 증가한 수치다.
올 하반기에 내년에는 본격적인 생산물량이 확대될 전망이다. 내년 1분기부터 연간 1500억 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베트남 점안제 위탁생산(CMO) 공장이 본격 가동되기 때문이다. 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한 황반변성 치료제 '아멜리부' 매출도 내년부터 발생한다. 아멜리부는 로슈와 노바티스가 판매하는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최근 개발을 마쳤다. 루센티스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4조 4000억 원, 국내에서 340억 원 가량 판매됐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부루펜 판매 증가는 덤이다. 삼일제약은 올 1분기 오미크론 영향으로 부루펜 판매가 급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4% 성장한 45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 역시 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0% 증가했다. 최근 BA.5와 BA.2.75 유행으로 부루펜이 또 다시 효자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수요 급증에 대비하기 위해 생산본부 직원들이 휴일이나 휴가 중에도 틈틈이 출근해 부루펜을 만들고 있다”며 “매출 90% 가량을 차지하는 전문의약품에 더해 일반의약품 판매까지 더해져 올해 괄목할 만한 실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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