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 지킴이로 ‘인공지능(AI) 아나운서’가 발탁됐다. 보수적인 금감원 조직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7일 금융 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AI 아나운서를 통해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AI 아나운서는 5월 24일 대학생과 청년층에 사기성 작업 대출 피해를 주의하라는 내용을 전하면서 첫 업무를 시작했다. 이날 게시된 영상에서 파란색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AI 아나운서는 “작업 대출이란 소득 증빙서류 등을 위조해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는 대출 사기”라며 “급전이 필요한 사정을 이용해 과도한 대출을 받게 만들고 높은 수수료를 편취한다”고 규정했다.
특히 취업을 미끼로 한 신종 사기 수법이 횡행해 구직난을 겪고 있는 대학생과 청년층을 두 번 울리고 있다고 한다. 이어 “구직 과정에서 회사가 대출 신청을 요구하면 사기 가능성을 의심해보라”고 힘줘 말했다.
금감원의 AI 아나운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금융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달 16일 달라진 금감원 유튜브 운영 방식을 소개하면서 경품 행사를 진행해 6만 건 이상의 조회 수와 700건에 육박하는 댓글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역동적인 춤사위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신한라이프 광고 모델 ‘로지’와 달리 금감원 AI 아나운서는 정적이지만 특유의 정확하고 귀에 꽂히는 발성이 특징적이다. 아직 입 모양과 발음이 어긋나는 등 다소 어색한 면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금감원은 AI 기술로 만들어진 가상의 아나운서가 신속한 소비자 경보 발령 등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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