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심야 시간대 택시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플랫폼택시탄력요금제’ 카드를 꺼냈다. 심야에 택시 요금과 호출료 등을 탄력적으로 받도록 해 택시기사 공급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기존에 붙던 심야 할증료에 더해 소비자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대통령실은 택시 강제 운행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18일 국토교통부의 업무 보고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심야 시간 플랫폼택시에 탄력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한 대목이다. 탄력요금제가 도입되면 택시기사는 호출 시점의 실시간 수요·공급에 따라 요금을 달리 받을 수 있다. 국토부는 ‘브랜드 택시 요금’과 ‘일반택시 호출료’ 각각의 탄력화를 유도하되 서비스 개선 및 택시 공급 확대 효과 등을 충분히 고려해 추진하기로 했다. 단 플랫폼 사업자는 신규 요금제를 도입하거나 요금 체계를 변경할 때 국토부에 신고해야 한다.
최근 심야 시간대 ‘택시 대란’은 코로나19 이후 택시기사 수가 급감한 결과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심야 시간대(오후 11시~오전 2시) 택시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월 평균 2만 3831대에서 지난해 6월 1만 6287대로 줄었다. 올 들어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이 완화된 후 지난달에는 택시 수가 1만 9468대까지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하지만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택시기사 공급이 늘어나지 않은 채 소비자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심야 시간대 할증료가 붙는 가운데 탄력요금제를 적용하면 장거리 운행 시 택시 요금이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 택시 요금을 인상해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같은 지적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택시 업계가) 요금만 받아가고 국민의 불편함을 해소하지 못하면 강제로 (택시를) 운행할 수 있는 보완책도 생각하고 있다”며 “기득권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을 개통하고 B·C 노선 조기 착공에 들어가는 등 수도권 교통난을 해소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하루하루 출퇴근에 시달리는 국민의 절박함을 봤을 때 GTX, 특히 GTX-A의 개통 일자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며 “나머지 노선도 1~2년 앞당길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원 장관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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